▲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 세이프타임즈DB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 세이프타임즈DB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9개 아시아 주요국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한국은 여전히 화석 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독일계 씽크탱크 아고라 에너지전환(Agora Energiewende)은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 에너지의 3분의 1은 태양광과 풍력, 5분의 1은 수소 등 다른 에너지원에서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2015년 전 세계는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C 이내로 제한하고자 노력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같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와 한국, 일본 등 부유국으로 일인당 탄소배출량이 많은 나라들의 에너지 소비에 대해 다뤘다. 다만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으로 꼽히는 중국이나 인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필리핀, 태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대만이 포함됐다.

지구온난화 규모를 1.5도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은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유엔 과학보고에 따르면 지구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면 대부분의 산호초와 빙하가 파괴되고 자연재난 등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아고라 에너지전환은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 계획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환경 문제는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현재 평균 6%로, 2030년까지 50% 수준을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티스 로그너 아고라 에너지전환 동남아시아 프로젝트 담당은 "아시아 국가들이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에너지원을 이용하면 그들이 세운 환경 보호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45~55기가와트의 태양광 에너지와 20기가와트의 풍력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1년 기준 이들 아시아 9개 국가가 생산한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는 모두 합쳐 각각 11.9기가와트, 1.5기가와트다.

미국은 2022년 말 기준 144기가와트의 풍력 에너지와 110기가와트의 태양광 에너지 발전 시설을 갖췄다. 2016년 이후 친환경 에너지 생산량 증가는 미국과 인도,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발전 비용이 매년 저렴해지는데도 불구하고 보고서에 등장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선 일본과 베트남만이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을 이들 에너지에서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니카 촐라(Kanika Chawla) 유엔 지속가능 에너지 유닛 수석은 "중국과 인도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나머지 9개 국가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며 "에너지 전환이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안정성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가 각각 매년 8~14기가와트의 태양광 발전을 추가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Ember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현재 풍력과 태양 에너지로부터 전력의 1% 미만을 얻고 있으며 한국과 태국 역시 여전히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간 평균 9기가와트의 태양광 발전을 추가해야 하며 베트남도 역시 10기가와트를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양국이 과거에도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은 매년 1~3기가와트의 태양 에너지를 전력망에 추가해야 한다.

한국은 매년 평균 8기가와트의 풍력 발전 증가가 필요한 반면 일본은 약 3기가와트를 추가해야 한다. 베트남은 새로운 풍력 발전 용량으로 약 4기가와트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했다.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석유나 가스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고 허가 절차 같은 관료적 장애물을 단순화,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가변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허용하기 위해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티스 로그너 아고라 에너지전환 동남아시아 프로젝트 담당은 "풍력과 태양광이 화석 연료 발전보다 더 비싸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오해가 있다"며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은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이 전력 시스템에 안정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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