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1000억대 폰지사기를 친 전직 투자자문사 대표 엄모씨를 구속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1000억대 폰지사기를 친 전직 투자자문사 대표 엄모씨를 구속했다. ⓒ 세이프타임즈 DB

영화 '기생충', '영웅' 등에 투자한 경력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환심을 산 뒤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날린 창조투자자문 대주주 엄모씨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창조투자자문회사 전직 대표 엄모(4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투자금 유치를 도운 여성 프로골퍼 등 일당 일곱 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엄씨는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쯤까지 비상장 주식 차익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47명을 상대로 1075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전형적인 폰지사기 수법이다. 그는 연예인, 기업 대표 등에게 매달 원금의 2~5% 수준의 수익금을 준다고 약속하고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비상장회사 등에 투자한다며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았지만 투자에 실패하자 기존 투자자의 이자 지급을 위해 신규 투자를 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부터 창조투자자문 대표를 지낸 엄씨는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과거 흥행한 영화 기생충, 영웅, 공작, 엑시트 등에 투자했던 경력을 이용했다. 그는 2021년 창조투자자문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다른 경영 컨설팅업체를 인수해 투자 활동을 해 왔다.

엄씨는 서울 여러 곳의 대학에서 최고경영자(CEO) 과정을 들으며 기업 대표 등과 친분을 쌓았다. 인맥 관리 차원에서 골프 행사를 열고 이들에게 여성 프로 골퍼 등을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한 법인과 엄씨 계좌에서 오간 수상한 금전거래를 발견하고 경찰에 알렸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말 일선 경찰서에 엄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고소건이 다수 접수되자 사건을 이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엄씨 수중에 투자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피해 보상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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