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석 쿠팡 대표가 허위·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는 주장으로 주가 폭락 등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 쿠팡
▲ 김범석 쿠팡 대표가 허위·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는 주장으로 주가 폭락 등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 쿠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과 김범석 대표 등이 현지에서 집단소송(class action)과 주주대표소송(derivative suit)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신고서에 작성한 내용과 달리 노동·안전 문제가 불거져 주가가 폭락했다는 이유에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이자 미국 상장법인 쿠팡Inc는 주가 폭락을 이유로 미국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대표 원고 뉴욕시 공무원연금)을 당했다.

집단소송은 원고가 기업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자 전체를 대표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주주들은 쿠팡이 상장 신고서에 배송기사 '쿠팡맨'의 고용안정과 복리후생을 강조한 것과 달리 과로사 사고가 발생한 점, 물류센터 화재 등 안전 조치에 소홀했다는 점, 불공정거래 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2020년 10월 야간 근무를 하다 숨진 장덕준씨 등 잇단 노동자 과로사가 쿠팡이 신고서에 적시한 '안전한 근무환경'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장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 62시간 10분, 마지막 12주 동안 평균 58시간 40분을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은 장씨 사망 초기 "고인의 최근 3개월 동안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44시간"이라고 뉴스룸 등을 통해 주장했다가 산업재해가 인정되자 이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화재가 발생한 쿠팡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불매운동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 세이프타임즈
▲ 화재가 발생한 쿠팡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불매운동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 세이프타임즈

쿠팡은 2020년 5월 코로나19 유행 당시 경기 부천 물류센터에서 마스크 미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미흡 탓으로 152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쿠팡은 방역지침을 준수했다고 밝혔지만 중부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지난해 6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쿠팡 관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쿠팡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참사도 도마에 올랐다. 2021년 6월 소방관 1명이 순직하는 등 대규모 피해를 낳은 쿠팡 참사 당시 관리업체 직원이 6번이나 울린 화재 비상벨을 복구키를 눌러 정지시키는 등 안일한 조처로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주들은 "쿠팡이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기업공개 신고서에 허위, 사실을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것과 상장 이후에도 불공정 행위를 지속해 신고서를 믿고 투자한 이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며 연방증권법 위반에 따른 피해 보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도 김 대표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김 대표 등 임원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어겨 허위·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는 주장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어 회사에 피해액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 쿠팡과 김범석 대표 등이 노동·안전 문제 등으로 인한 주가 폭락을 근거로 미국 주주 등으로부터 집단소송·주주대표소송을 당했다. ⓒ 쿠팡
▲ 쿠팡과 김범석 대표 등이 노동·안전 문제 등으로 인한 주가 폭락을 근거로 미국 주주 등으로부터 집단소송·주주대표소송을 당했다. ⓒ 쿠팡

공급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문제도 지적됐다. 쿠팡은 △납품업자에게 경쟁 온라인몰 판매가격 인상 요구(2017∼2020년 9월) △마진 손실 보전을 위해 납품업자에 광고 요구 △납품업자에게 판촉비 전액 전가 △약정에 없는 판매장려금 수취 등 사실이 2021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돼 공정거래법·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32억원이 부과됐다.

쿠팡 주가는 2021년 3월 11일 상장 당시 공모가 35달러로 시작해 49.52달러로 마감했다.

이후 노동·안전 문제, 불공정거래 등 논란이 일 때마다 주가가 하락하며 현재는 공모가 절반 수준(18.58달러)으로 곤두박질쳤다.

쿠팡 관계자는 "이러한 소송은 미국에 상장한 대부분의 주요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것으로, 본 소송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위반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해 이미 각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근거 없는 주장들에 대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대기업집단임에도 동일인 지정을 피해가고 있다. 김범석 대표가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배우자와 친인척의 보유 주식 현황, 계열회사와 맺은 거래 내역 등을 공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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