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검토하는 등 홍범도 지우기에 나섰다. ⓒ 국방부
▲ 육군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검토하는 등 홍범도 지우기에 나섰다. ⓒ 국방부

육군이 육군사관학교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도 이전을 검토하는 등 '홍범도 지우기'에 나섰다.

28일 국방부가 배포한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 자료에 따르면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육군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국군 장병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홍범도 장관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제작해 육사 교내에 세웠다.

국방부는 홍 장군의 행적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호국간성을 양성한다'는 육사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불법 남침해 6·25전쟁을 자행한 엄연한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소련공산당 가입·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이 1921년 6월 러시아 공산당 극동 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에 있던 독립군을 몰살시켰던 자유시 참변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해명했다.

자유시 참변 사태는 1921년 6월 자유시에서 무장해제를 거부한 독립군이 공격당한 사건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같이 싸웠지만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만주로 돌아간 김좌진, 이범석 장군 등과는 다른 길을 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에 대해서만 별도의 입장 자료를 내고, 김좌진, 이범석 장군과는 '결이 다르다'는 식의 평가한 것을 두고 독립운동가 5명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쏙 빼서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육사 내 독립운동가 5인 흉상 중 홍범도 장군만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논의가 있는 건 맞지만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고, 홍범도 장군에 대해서 공산당 입당과 관련한 활동이 지적되고 있다"며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 당시에도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강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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