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폭염의 날씨로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우체국 택배 등 분류 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폭염의 날씨로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우체국 택배 등 분류 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딩동~' "택배 왔어요."

아마도 이 말처럼 반갑고 친근하게 들리는 말도 드물 것이다. 그만큼 '택배(宅配)'는 우리생활 깊숙이 침투해 생활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택배의 어원은 일본에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집 앞까지 배달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우리처럼 상품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신문이나 우유, 또는 간단한 조리음식을 배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택배서비스는 1990년 후반 통신판매 발전과 함께 도입됐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로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택배라는 용어가 사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말로 순화시키려 한 적이 있다. 국립국어원이 '문 앞 배달'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곧 '사어(死語)'가 되고 말았다. 택배의 생명을 빠르기로 평가하는 우리 국민성은 용어사용에도 발휘된 것이다.

택배의 흐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상품의 집하·운송·분류·배송까지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훨씬 복잡하다. 특히 물류센터는 소터(Sorter)장비를 중심으로 각종 컨베이어가 빼곡히 설치돼 있다. 그리고 전자제어장치와 센서, 스캐너, 비전 등 수많은 전자장치가 브레인(Brain)역할을 한다.

                                                            ▲ 김춘만 논설위원
                                                            ▲ 김춘만 논설위원

최근에는 IoT와 AI까지 결합돼 최첨단화 되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도 사람의 손길은 필수적이다. 장비의 역할이 절반이면, 나머지 절반은 사람이 담당한다. 상품의 입고, 최종 분류, 상차는 사람이 한다.

택배기사는 물류의 마침표를 찍는다. 그들이 문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면 고객은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신설 아파트를 중심으로 로봇이나 택배저장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택배기사가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와는 속도와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다.

더위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더위에 지쳐 쓰러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필자도 물류업에 종사해 현장을 방문한적이 있다. 말 그대로 살인적인 더위다.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선풍기 하나에 의존하는 냉방장치는 더위를 식히기에는 어림도 없다. 5분도 안돼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단순히 현장을 방문하는 업무가 이럴진데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고통은 말할 필요가 없다.

택배기사도 예외는 아니다. 평지도 걷기 힘든 한 여름에 엘리베이터도 없는 빌라에 생수나 쌀 가마니를 지고 나르는 일은 곤혹이다. 그것도 한 두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닌 종일 노동으로 이루어진다.

메이저 택배 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수많은 장비와 소음,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물류센터는 노동자들에게 한 여름은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자랑한다. ⓒ 김춘만 논설위원
 ▲ 수많은 장비와 소음,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물류센터는 노동자들에게 한 여름은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자랑한다. ⓒ 김춘만 논설위원

다시 말하지만 그 시장을 떠받치는 궁극적인 존재는 사람이다. 업체가 매출이나 규모의 경제에만 집중하면 안 되는 이유다.

택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복지나 건강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비단 택배만이 아니다. 배달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우리부터 작은 실천을 하자. 웬만하면 경비실에서 택배를 수령하고 현관에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 잔 내어놓자. 그것이 상생하는 일이다. 상생의 즐거움은 선순환돼 바로 나에게 되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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