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8시 40분쯤 미호강에서 범란한 흙탕물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덮치고 있다. ⓒ 궁평2지하차도 CCTV 캡처
▲ 15일 오전 8시 40분쯤 미호강에서 범란한 흙탕물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덮치고 있다. ⓒ 궁평2지하차도 CCTV 캡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폭우로 차량 16대가 물에 잠겨 최소 1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사고였지만 오송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

지난 15일 오전 4시 10분에 미호강의 범람 징후가 사전에 포착돼 금강홍수통제소는 미호천교 주변에 홍수경보를 내리고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 등 기관 76곳에 통보문과 문자를 발송했다.

오전 6시 30분 미호강의 수위가 경보 수준보다 높은 심각 수위가 돼 금강홍수통제소가 청주 흥덕구청에 주민 대피와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나기 1시간 전에는 한 주민이 119에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신고를 했다. 119는 이런 사실을 시청에 알렸지만 충북도와 청주시, 흥덕구청은 제방 근처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다.

세 차례 침수 위험 통보에도 관계 기관의 미흡한 대처로 오송지하차도는 오전 8시 40분 폭우로 미호천교 인근 제방이 무너져내렸다. 2~3분 만에 6만톤의 물로 가득 찼고 차량 16대는 지하차도에서 나오지 못해 물에 잠겼다.

▲ 이범석 충북 청주시장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청주시
▲ 이범석 충북 청주시장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청주시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오송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처음 발견된 한 30대 희생자는 결혼식을 올린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새신랑이었다.

그는 임용 시험을 보러 가는 처남을 시험장에 데려다주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자 차량 지붕에 올라갔지만 물에 휩쓸려 지하차도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희생자 가운데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20대 여성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오송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의 747번 급행버스는 폭우로 통제된 다른 길을 피해 궁평2지하차도를 지나다 사고를 당했고 희생자 5명이 버스 안에서 발견됐다.

폭우로 인해 급작스럽게 노선을 우회해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도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502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70대 요양보호사는 폭우로 차가 막혀 동료들과 급행버스를 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

오송 참사는 정부 대응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있을 때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전국적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충북 지사는 괴산댐 월류 현장을 방문하고 있었고 청주 시장은 주택가 침수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해전문가는 "지자체 재난관리기금의 30%가 예방에 쓰이고 70%는 복구에 사용하는 피해 복구 중심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후진국형 인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