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민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교육청의 금고 지정과 운용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 고광민 서울시의원이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청의 금고 지정과 운용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서울시교육청이 금고 은행에 돈을 넣고 오히려 이자를 떼이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서초구3)은 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을 상대로 마이너스 금리 적용 등 교육청의 금고 지정과 운용 방식을 질타했다고 14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2020년 농협은행과 약정을 맺고 2조506억7000만원의 자금을 농협은행 금고에 예치해 운용하고 있다.

고광민 의원은 교육청이 2020년 금고 지정 약정서 체결 때 막대한 자금을 농협에 예치하면서 정기예금의 가산금리를 -0.35~-0.15%로 책정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 적용 금리가 기준 금리보다 훨씬 낮게 적용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교육청은 2020년 당시 금리가 하향 추세였던 점을 이유로 당시 시중 적용금리 수준을 맞추기 위해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고광민 의원은 "가산금리는 일반적으로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공개하는 COFIX 통계를 적용하기 때문에 플러스가 되는 것일 일반적이고 가산금리가 마이너스로 적용되는 것은 타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 금고의 운용 수익률은 1%도 안되는 수준으로 수익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무색하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와 같은 수익률은 현재 교육청의 금고운용 수익관리가 전무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농협과 가산금리 조정에 대한 공식적인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민 의원은 2020년 교육청 금고 지정 때 평가지표 구성의 불합리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시교육청의 금고지정 평가지표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교육청에 대한 대출과 예금 금리 △교육수요자와 교육기관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 의원은 "2020년 당시 평가결과를 지표별로 분석했더니 2순위 경쟁은행인 국민은행이 신용도, 재무구조의 안정성, 금리 등의 면에서 농협보다 점수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 지점 수, 거래 학교 수 등 농협에게 유리한 지표 쪽에 많은 점수를 할당해 최종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프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봐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온라인 은행 업무가 대세임에도 교육청이 관내 지점 수에 높은 평가 배점기준을 배정한 까닭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고광민 의원은 "교육청은 세입금 수납능력 평가 지표에서 세입금을 교육비특별회계에만 한정해 제시했는데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교육청 금고 업무를 담당했던 농협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교육청이 지나치게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평가 지표를 제시해 시중 은행들로부터 많은 출연금을 이끌어 교육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학생들의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며 "마이너스 적용 가산금리, 저조한 출연금 지급 문제 등을 포함해 약정 해지까지 고려할 정도로 금고은행인 농협과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본 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추후 시의회 차원에서 감사원에 정식적으로 감사청구를 의뢰하는 등 교육청 금고 선정과정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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