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재난문자·통신망 모두 '먹통' … 1조5천억 시스템도 '무용지물'
[이태원 참사] 재난문자·통신망 모두 '먹통' … 1조5천억 시스템도 '무용지물'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11.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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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구급대원이 심정지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시와 용산구가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문자 발송을 지시받고 1시간 이상 지체한 뒤에야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서울시와 용산구의) 재난문자는 조금 늦게 발송이 됐다"며 "저희가 지시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재난문자가 발송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해 저희가 재차 문자 발송을 지시했다"고 9일 밝혔다.

행안부는 참사 당일 오후 10시 53분 서울시와 용산구에 철저한 상황관리를 지시하며 관련기관·부서 상황 전파, 상황관리관 현장 파견, 재난문자방송 송출, 인명 대피 등 4가지를 지시했다.

서울시는 오후 11시 27분, 용산구는 11시 47분에 각각 지시이행 보고를 올렸다.

그러나 재난문자 발송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고를 올린 시점보다 30분가량 뒤 이뤄졌다. 서울시는 오후 11시 56분, 용산구는 다음날 오전 12시 11분에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와 용산구의 '재난문자 늑장 발송'에도 김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각 지자체가 보고한 시간대별 상황 조치 내용을 공개하라는 취재진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사 당일 시간대별 대응을 공개한 경찰, 소방 등은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재난 안전 주무 부처이자 지방 사무를 총괄하는 행안부, 용산구의 상급 자치단체인 서울시는 수사 대상에서 비켜갔다.

한편 정부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1조5000억원가량을 들여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 통신망엔 정작 이번 참사 때 구급 현장 최전선에 있던 '서울지역 소방'이 빠져 있었다.

참사 당시 최초 구조활동에 나선 소방과 경찰, 지자체 사이에 공조가 늦어진 데도 이 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행안부가 지난해 3월 구축한 이 통신망은 소방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333개 재난유관기관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국 단일 통신망이다.

통신망에 연결된 무전기 버튼만 누르면 경찰·소방·지자체 직원이 음성·영상통화, 문자, 동영상·사진 전송 기능을 이용해 사고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소방은 재난 상황에서 경찰 등 다른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통신할 수 있는 이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극초단파 무선통신망(UHF)과 영상 송수신이 가능한 4세대 무선통신기술 시스템(PS-LTE)을 연계하는 방안을 아직 개발 중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소방은 내년까지 이 같은 점을 보완해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완성할 계획이다.

소방 관계자는 "기존에 긴급재난 통신망을 경찰청과 소방청이 같이 써왔는데 경찰청은 PS-LTE로 넘어갔고 소방은 UHF 무선통신망을 쓰고 있어 연동이 어렵다"며 "아직 관제 지령 장치·관리 시스템, 녹취 시스템 등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아 활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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