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노태우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회에 기생하고 있는 범죄조직 특히 '조폭'을 일망타진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검찰과 경찰은 물론 행정력을 총동원한 '범죄와의 전쟁'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사회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조폭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와 수사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이 조치는 단순히 범죄근절만이 목적이 아니었다. 보안사 민간인 사찰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지적도 있다.'범죄와의 전쟁' 이후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뭔가 데자뷰 같은 모습이 대통령실에서 연출되고 있
소방 안전관리 업무는 법적 선임대상 건물의 화재 위험을 식별 평가하고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계획을 개발해 화재를 예방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와 조치를 구현하는 전문적 기술 업무 영역이다. 소방안전 관리의 목표는 화재 발생시 거주자의 인명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상의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화재 예방은 소방안전 관리 분야의 중요한 한 축으로 검토돼야 한다.소방안전관리는 처음부터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매뉴얼화해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화재의 원인이 되는 가연성 물질을
구약성서에 '너의 목은 상아로 만든 탑 같고(아가 7장 4절)'라는 구절이 있다. 귀한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상아는 코끼리의 위쪽 어금니를 말한다. 위로 불쑥 솟은 모습이 당당하고 기품이 있다. 상아는 예로부터 귀한 보물로 여겼다. 도장이나 장식을 상아로 새기고 복을 가져오는 상징물로 소장하기도 했다. 대학을 상아탑(象牙塔)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와 같다.학문의 절정기에 오른 우수한 인텔리 집단으로 국가적으로는 보물이나 다름없다. 그런 대학들이 지금 지방대를 중심으로 존폐 위기에 처해있다.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폐교된다는 말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사회적 계층이동 사다리는 더 이상 복원이 어려워진 듯하다.사회적으로 계층 간 이동으로 일부 기득권의 특권을 희석시켜야 할 과제가 있지만, 누구도 손쓸 방법을 속 시원히 제시하지 못한다.경제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일부 소득계층의 청년은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 학비를 대출로 조달하고,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학업은 뒷전으로 밀린다.그렇게 졸업과 취직을 하지만 '현타'를 느끼는 데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다. 치솟는 물가와 동떨어진 월급으로는 미래를 계획 하기는커녕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카카오가 운영하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에게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4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회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 기사들에게 승객 호출 일명 '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카카오T 가맹기사인 카카오블루 운행기사들에게 호출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가맹 택시를 늘리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카카오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 등 다양한 대응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70년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는 한 학급 학생수가 100여명을 육박했다.교실마저 부족해 2부제 수업까지 있었다. 지금 세대야 상상할 수 없지만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그랬다. 당시에는 국민학교로 불렸다.당시에는 졸업식도 북적했다. 졸업식에 안 가는 건 상상할 수 없었고 가족이 얼마나 오느냐에 따라 주눅이 들거나 기가 살았다.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는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곤 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식 때와 달리 고등학교로 가면 졸업식 문화가 또 달라진다. 마치 해방군이 된 듯 한 분위기였다. 괜스레 교복을 찢고 밀가루 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젊은 노동자 김용균씨가 목숨을 잃었다. 이 끔찍한 사고는 그저 우리 산업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산업재해 가운데 한 사건으로 묻힐 뻔 했지만 사고 당사자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노동계의 지난한 노력으로 이른바 '김용균법',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하지만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처벌기준이 모호하고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부실한 법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여기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며 결국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불만을 터뜨리는 어정쩡한 법이 됐다.이제 중대재
상대의 처지를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열정이 더 앞섰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직접 겪으면서 배웠던 적이 있습니다. 연민과 공감이 다르고, 스스로 선 독립적인 주체와 주체가 만나서 서로를 조율하는 과정인 대화가 전제되지 않은 채, 설득을 빙자한 일방통행의 의사전달은 공감이 아니란 걸 배운 사건이었습니다. 청소년지도사로 근무했던 곳에서 재능기부를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여 북향민을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북향민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따로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공부를 하고 싶으면 그냥 가르치면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는 자신이 만든 재화로부터 철저히 소외됐다. 잉여 물은 생산력과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의 몫이었다. 이는 자본의 힘이 뒷받침했다. 자본가는 자본의 재투자를 통해 더욱 더 많은 부를 거머쥐었다. 자본은 신분제 질서까지 재편했으며 사회적 영향력의 잣대를 재는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했다.자본은 자기 분열과 자기증식을 한다. 이제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재화가 아닌 자본이다.현대는 정치적 식민지를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자본을 통한 경제 식민지는 간단하다. 나라 하나를 통째로 날리는데 미사일보다 빠른 게 자본
지난 겨울에는 호남을 비롯한 서해안 지역이 눈 폭탄을 맞아 피해가 속출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호남지역의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눈 폭탄이라고 할 만큼 눈은 많이 내리는데 가뭄이라는 말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눈이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그런가 하면 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건조 특보가 지속해 이어지고 동해안 특유의 강풍으로 대형 산불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일부터 5월 15일까지를 '산림보호법' 재31조
수많은 공간중에 아마도 역보다 많은 이야기와 추억들을 담고 있는 장소는 드물 것이다.그 중에서도 서울역만큼 많은 사람들의 인생사를 함께한 역도 없을 게다. 그 이야기를 풀어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수백 번은 왕복할 만큼의 길이가 될지도 모른다.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명절이면 서울역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몇 시간씩 줄을 서는 게 예사였고 전 날 노숙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도 서울역은 언제나 설렘과 상기된 얼굴로 마주했고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이야기를 보듬었다. 물론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격세지감
지난해 10월 29일 핼러윈 축제 도중 발생한 압사 사고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세월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이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1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다.참사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경찰은 특별수사본부까지 꾸려 무려 74일간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경찰과 지자체,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재난 안전 예방과 대응의무가 있는 기관들의 과실이 겹친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사고 예방과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것이 경찰 수
세종은 관종이었던 장영실을 과감하게 등용해 정치·경제·문화뿐만이 아니라 과학에 이르기까지 당시 조선을 최고의 전성기로 이끌었다.이때 당대 최고라고 불리는 과학자의 탄생 과정에서 세종의 인재 등용 원칙에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한 신용협동조합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여성 응시자에게 키와 체중을 물어보거나 '예쁘다'라는 식으로 직무와 무관한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면접 과정에서 붉어진 외모 평가, 춤과 노래 지시가 있었다는 성차별적 채용 논란이 왜 아직
'옛날 일이야!' 혹은 '그랬던 적도 있었지.'라는 추억의 사진첩에만 있는 이야기가 됐지만, 매년 추석 연휴에는 아나돗캠핑(Anathoth Camping)을 했었습니다.대한민국에 혈혈단신으로 온 북향민 재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처음으로 명절 연휴를 보내게 됐는데, 특별하게 갈 곳이 없어서 혼자서 집에 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추석 연휴가 대학입시 기간과 겹치는 이도 있었습니다. 대안학교 운영 초기에 재생들의 처지를 전해 듣고, 명절이 되면 집에 있기 싫다고 했던 몇몇 재생들을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었
드넓은 사막과 도시의 복잡함깊은 바닷속도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머리 위로수억 년 전 별빛이 쏟아지면그는 언제나 그랬듯이홀로 그 길을 걷고 있을 테다시간이 건네 준 여행을 통해불꽃처럼 웃고 울다가이제는 우주 한켠 기록으로 굳어진담장 아래 무릇 피어나는고독의 줄기인간의 길은 독하되위대한 여정이며숭고한 이념의 정좌 뒤로스러진 모든 이들의 정연한 의식그가 걷는 한 보의걸음 속에 시대는 진보의아집을 드러내고감춰진 혼란은환희의 이름으로 꽃 피리있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이하늘의 계획대로 이뤄진다 해도매번 인류의 탄식을 자아내는땅의 궁핍함에기쁨의 노
내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기업, 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공사현장에도 적용된다.고용노동부는 2024년 50인 미만 기업 적용 확대를 앞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준비상황을 살펴보고 현실적인 문제점 및 대책 등을 검토하기 위하여 각개 법률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11일 발족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TF는 △산업안전법령 △형사법 △경제법 및 산업안전보건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총 8명이 참여한다.TF팀은 5개월간 집중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처벌요건 명확화 △상
adolescent(청소년)는 라틴어 adolescere(성장하다)에서 기원한 말인데, 서구에서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은 '아동연구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심리학자 그랜빌 홀(G. S. Hall)입니다. 1904년에 발간한 "청소년기(Adolescence)"에서 이 말을 썼습니다. 이처럼 청소년기를 특정한 성격을 지닌 생애 발달 단계로 인식하기 시작한 건 근대 이후입니다. 홀은 사람의 생애가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이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서구 사회에, 이 사이에 청소년기란 특정 시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청소년기가 갖는 특
"테슬라 고급 이미지와는 달리 실사용 후기를 보면..."테슬라 전기자동차에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성능을 과장 광고해 과징금도 물게 됐습니다.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인 테슬라코리아가 주행 가능 거리, 충전기 성능, 연료비 절감 금액을 과장 광고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8억5200만원을 부과했는데요.테슬라의 과장 광고는 2019년 8월 16일부터 최근까지 국내 홈페이지에 게시됐다고 합니다.판매에만 급급한 테슬라, 안전사고에 이어 과장 광고 문제까지 브랜드 평판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네요.☞
새해를 맞으면 우리는 한 해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 비단 '공자삼계도운(孔子三計圖云)'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신년 계획은 마땅히 연초에 세워야함을 직감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인해 한 두 해의 새해를 맞았지만 연초의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한 사람들이 꽤나 많을 법하다. 그나마 이젠 다소 안정단계로 접어든 올 새해설계는 어떻게 세워야 이뤄낼 수 있을까?'트렌드 코리아 2023'의 키워드를 봤더니 모든 분야에서 '평균의 실종'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
1월 11일, 새해 떡국이 다 식기도 전에 광주시 서구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HDC 현대산업개발) 한 개 동이 상층부에서 붕괴됐다.대부분의 붕괴 원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안전조치 미흡과 설계를 임의변경하면서 정상적인 건설 현장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지며 다시 한번 우리를 각성하게 했다.바로 1월 17일 시행 예정이었던 '중대재해 처벌 법'을 앞두고, 법 소급 적용에 관한 논란을 남겼지만 결국 HDC 현대산업개발 경영자는 '천운(天運)'으로 용케 피해 갔다.3월 4일, 강원도 울진 삼척에서 발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