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고 홧김에 자신이 사는 고시텔에 불을 지른 60대가 경찰에 잡혔다.
불이 난 고시텔은 쪽방촌 숙박 개념의 시설로, 70여개 원룸이 벌집처럼 2개층에 모여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21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진구 범천동 한 고시텔에 사는 A(60)씨가 침대 등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불은 고시텔 관리자가 소화기로 자체 진화해 다행히 큰 피해는 나지 않았다.
불을 끈 관리자는 "소리가 나서 2층에 올라갔는데 이불에 불이 붙어 있어 소화기로 끈 뒤 사람들을 깨워 대피시켰다"고 했다.
방화 당시 2층에는 30여명이 각자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시텔은 방값이 20만∼30만원대로 저렴해 학생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A씨를 체포한 뒤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경찰에서 "견인차를 구매해 운영하는데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술김에 화가 나 다 같이 죽자는 생각으로 불을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화 이유 등을 더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작년 11월 9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쪽방촌 국일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