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직제만 개편할 뿐 특정인 선임 계획 없다"

▲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전 대표이사 사장. ⓒ 유한양행
▲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전 대표이사 사장. ⓒ 유한양행

국내 1위 제약회사 유한양행이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회장과 부회장 직제를 신설하려는 회사 방침에 일부 직원들이 돈을 모아 트럭 시위를 감행하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유한양행 일부 임직원들은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1926년 창립한 유한양행 역사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와 측근인 연만희 고문 등 둘뿐이었다. 회장과 부회장직이 정관에 명시된 적도 없었다.

▲ 유한양행 일부 임직원들이 14일 서울 동작구 본사 앞에서 회장·부회장직 신설안 철회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유한양행 일부 임직원들이 14일 서울 동작구 본사 앞에서 회장·부회장직 신설안 철회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정관 개정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이정희 현 이사회 의장이 회장직에 앉기 위해 직제를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희 의장은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연임에 성공, 6년간 사장을 역임한 후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은 6년까지만 연임이 가능한 사장직을 연장하기 위해 의장 자리에 앉아 실질적인 사장 역할을 해온 것에 모자라 회장 직급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회사 사유화 시도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전 대표들은 사장 임기가 끝나면 모두 은퇴했다.

회사 방침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유한양행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유한양행 일부 임직원들이 14일 서울 동작구 본사 앞에서 회장·부회장직 신설안 철회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유한양행 일부 임직원들이 14일 서울 동작구 본사 앞에서 회장·부회장직 신설안 철회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트럭은 직원들의 익명 모금으로 마련됐다. 전 직원의 6분의 1인 300여명이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직제 개편에 대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직급을 유연화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고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미국에 거주하는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이 같은 회사 입장에 대해 "회장직 신설은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던 할아버지 유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특정 인물을 선임할 계획은 없다"며 "직제만 개편할 뿐 회장 선임은 예정돼 있지 않아 회장직은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공석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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