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미국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메타의 알고리즘 정책에 관한 내부고발이 나왔다. ⓒ 세이프타임즈 DB
▲ 7일 미국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메타의 알고리즘 정책에 관한 내부고발이 나왔다. ⓒ 세이프타임즈 DB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메타 최고 경영진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십대들에 가해지는 위험을 알고도 몇년 동안 무시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이용자들을 소셜미디어에 장시간 붙잡아 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독성 강한 시스템을 설계해 청소년 이용자들의 정신 건강에 해악을 끼쳤다는 혐의로 메타는 지난달 미국 41개 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 겸 고문으로 일한 아르투로 베자(Arturo Bejar)는 이날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메타 경영진들이 의도적으로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눈을 감고 있다고 증언했다.

베자는 "2021년 가을 메타 이용자들의 앱 사용 경험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마크 저커버그를 포함한 경영진들에 중독성 문제를 보고했다"며 "헛된 호소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베자가 자기 회사의 문제를 파헤치고 폭로하기로 결심한 것은 그의 딸 때문이다. 14살인 그의 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원하지 않는 성적인 메세지를 받았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13~15세 청소년의 25% 이상이 인스타그램에서 성적인 접근을 받는다. 

베자는 2015년 엔지니어로 일하던 페이스북을 떠났다. 하지만 딸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적 접근을 받은 이후 2019년 사용자 경험 문제를 다루는 컨설턴트로 복직했다. 그는 딸과 관련된 사건을 신고했지만 페이스북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베자는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고용됐지만 곧 제도적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의 문화는 '악한 것을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것"이라며 "메타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도움이 될 도구에 투자할 의향도 없다"고 말했다.

베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6세 미만 사용자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인스타그램에서 인종, 종교 또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누군가에 대한 적대감을 목격한다. 20% 이상의 청소년은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본 후 자기 자신에 대해 안좋은 감정을 느꼈으며 13%는 지난 일주일 동안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경험했다.

그의 연구에서 나온 다른 증거엔 십대 초반 청소년 가운데 3분의 1은 성별, 종교, 인종이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경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베자는 이러한 문제들을 마크 저커버그 메타 회장, 셰릴 샌드버그 메타 최고운영책임자,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 등에 보고했다. 샌드버그와 모세리는 개인적 관심을 보이며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베자의 폭로에 민주당과 공화당은 전국적 정신 건강 위기 속에서 메타를 견제하기 위해 연합했다. 두 당은 소셜미디어의 해악을 제어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세부 법안과 규제에 대해 의견차를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로가 메타의 청소년 건강문제 방치에 대한 첫번째 내부고발은 아니다. 2021년 메타의 직원 프란시스 하우젠은 메타의 내부 문서를 공개하며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어린이들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프란시스 하우젠은 베자의 이번 폭로를 두고 "베자는 이번 폭로 이전에 경영진들을 먼저 찾았지만 그들은 귀기울여 듣지 않았다"며 "그가 가진 경영진들의 이메일 답신들은 큰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메타는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부모들을 위한 기능을 출시했다. 자신의 자녀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누구와 소통하는지, 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머무는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매일 회사의 내외부 직원들은 젊은이들에게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베자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유해한 콘텐츠에 대한 익명 신고나 댓글 경고와 같은 기능을 도입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날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조시 홀리 공화당 의원은 "빅테크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로비 행위를 벌여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며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을 연말까지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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