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금 논설위원.
▲ 전형금 논설위원.

지난 7월 초 홍철호와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시을·갑당협위원장은 '5호선 연장 검단경유 X, 김포직결 ○'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김포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이어 7월 10일에는 선언문을 통해 "5호선이 김포한강선이 아닌 검단 우회노선(인천 검단지역 3개역 설치)으로 결정되면 여당 정치인으로서 차기 총선은 물론 모든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철호 위원장의 이러한 자신감 표출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강서구, 그리고 김포시가 만나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서울시의 주된 조건 중 하나인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 업체 등의 이전을 김포시가 떠안기로 합의해 주었기 때문이다. 차량기지와 건폐장까지 김포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대광위가 김포안으로 결정할 것이라 믿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에 5호선 연장 노선을 결정하기로 했던 대광위는 김포시안도 인천시안도 아닌 새로운 노선을 검토하는 단기용역을 발주했고 결과가 나오는 12월에나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렇게 되자 대광위가 5호선 연장노선을 김포시안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두 위원장은 정치적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을 지낸 홍철호 위원장은 마지막일지도 모를 내년 총선에 올인해야 하는데 크나큰 정치적 걸림돌이 앞을 가로막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5호선 직결 실패 국면을 돌파할 더 큰 이슈가 필요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추석 무렵 김포시 전역에 내건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플래카드다. 이 카드로 5호선 직결 실패로 인한 시민들의 질책을 피하자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홍 위원장은 2일 '김중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서울 편입을 지난해 지선부터 구상했고 제가 지난 9월 10일, 2500분 시민들을 모시고 체육관에서 교육하면서 현장 설문조사를 했다"며 "설문조사한 결과가 1750분이 응답하셨는데 84%가 서울 편입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홍 위원장이 설문조사를 벌인 9월 10일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의힘 김포을 전진대회' 날이었다. 사실상 홍 위원장의 내년 총선출마 선포식이었다. 그런데도 이날 모인 국민의힘 당원들만의 설문조사를 김포 시민의 전체 의견인 양 국민의힘 지도부에게까지 설명했다니 이는 김기현 대표를 대국민 사기극에 동참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어떻든 홍철호 위원장은 성공했다. 김골라에 이어 김포를 전국적인 이슈 도시로 만들었고 홍철호라는 이름이 연일 방송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김포시민들을 넘어 전국적인 인지도는 확실하게 심어준 것이다. 거기에 홍 위원장이 의도한 대로 5호선 직결이 수면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그가 공언한 총선 불출마 약속에 대한 책임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일단 면피는 한 셈이다.

김포의 숙원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이 지지부진해지자 그로 인해 돌아올 화살을 피하고자 뜬금없이 던진 홍 위원장의 김포 서울 편입은 신의 한 수다. 타이밍도 좋았다. 역시 노회한 정치인의 정치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한 개인의 정치적 욕망으로 벌인 뜬금포에 김포시민들이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무엇보다도 김포시민들의 분열과 그로 인한 후유증은 단기간에 치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김포는 당분간 분열의 도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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