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 여름 진행할 예정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코 앞으로 닥쳐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안전성을 평가한 국제원자력기구가 종합 보고서를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만 최종 결정을 내리면 우려 가득한 계획이 실행으로 옮겨진다.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방류를 위한 1㎞ 해저 터널 공사를 완료하는 등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국제 원자력 기구(IAEA) "문제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4일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일본기자클럽이 도쿄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종합 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는 "2년간에 걸쳐 평가했다"며 "적합성은 확실하며 기술적 관점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서가 과학적으로 답을 낸 것이며 납득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물을 희석하는 공정은 새롭지 않다"며 "일정한 양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을 방류하는 것은 한국, 중국,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주변 국가의 우려에 대해 "포괄적이고 중립적이며 과학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자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객관적인 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개된 IAEA 보고서는 무책임한 형태로 드러났다.

보고서 표지 다음장에는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지만 IAEA와 회원국은 보고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해양 방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 기준치 이하이기에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문제가 생겨도 IAEA의 책임은 아니라고 못 박는 것이다.

종합 보고서는 도쿄전력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IAEA가 심사해 작성한 것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일본 현지 반응은

일본 현지 반응도 심상치 않다. 아사히 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한국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아군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향후 처리수 방류 때 일본 국내의 반응이 걱정된다"며 "일본에서 소란이 되면 한국 사람들의 불안도 커진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본 JNN방송이 지난 1일부터 전국 18세 이상 시민 1207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찬성하는 비율은 45%로 반대(40%)보다 겨우 5%포인트 높았다.

일본 어민들도 꾸준히 반대 의사를 내보이고 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3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결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특별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전국 어업협동조합연합회도 뜻을 같이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은 "정부가 오염수의 안전성은 증명됐다고 해왔지만 해수욕 시즌을 피하자는 발언을 한 이상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처리수의 방출 자체를 그만둬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가짜뉴스 단속반 출동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가짜뉴스 단속반을 구성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양선희 객원교수가 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참여한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원자공학과 교수와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과학 분야 전문가로 참여한다.

정용훈 교수는 "오염수가 방류되고 100년을 살아도 영향받을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범진 교수는 "과학적 수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원전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입장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