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도 포함 … WHO, 국제암연구소 14일 2B군 지정 방침

▲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 예정인 아스파탐이 사용된 제품들. ⓒ 롯데칠성·동원·이마트노브랜드·서울장수·국순당·지평주조·오리온
▲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 예정인 아스파탐이 사용된 제품들. ⓒ 롯데칠성·동원·이마트노브랜드·서울장수·국순당·지평주조·오리온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내 '제로 음료' 등에 쓰였던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 물질로 분류된다는 예고에 식품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B군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저칼로리 인공감미료다.

현재 발암물질은 5개군으로 분류돼 있고 이 가운데 2B군은 암 발생의 근거가 직접적이진 않지만 발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고려되는 물질군이다. 아스파탐은 술, 담배, 라돈 등이 속한 1군보다 낮은 단계로 분류된다.

국내에선 롯데칠성음료가 펩시코로부터 원액을 받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펩시 제로 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이 사용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펩시 제로 슈거 제품에 아스파탐이 사용되고 있지만 1일 권장 섭취량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스파탐이 발암 물질 2B군으로 지정되면 제조법에 대한 권한이 있는 펩시코와 전반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동원 F&B의 양반 매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에서 제조한 제로콜라와 스파클링 백포도에도 아스파탐이 쓰였다.

주류는 △서울장수주식회사의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의 '국순당 생막걸리' △지평주조의 '지평생막걸리'에 아스파탐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막걸리는 소비기한을 늘리고 쌀을 적게 넣고 단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자엔 오리온과 크라운제 제품에 아스파탐이 첨가됐다.

오리온의 △고래밥 △왕고래밥 △포카칩(어니언) △포카칩 맥스(레드 스파이시 맥스 블랙트러플) △썬칩(오리지널·갈릭바케트맛) △감자톡(매콤달콤맛·허브솔트맛) △도도한나쵸 사워크림&어니언맛 △오감자(그라탕맛·바베큐소스맛) △대왕 오감자 △꿀버터 오구마 등에 아스파탐이 사용됐다.

크라운제과는 초당옥수수 콘칩에 아스파탐을 사용한다.

아스파탐의 발암 물질 분류 예고 소식이 들리자 소비자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1일 섭취량 이하까지는 문제될 것이 없지 않냐는 의견부터 발암 가능성이 의심되면 기피하는 게 낫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지자 서울장수 관계자는 "주류계 관계자들이 공동 대응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준이 명확해지면 아스파탐 교체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온도 식품에 사용되는 아스파탐을 다른 물질로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공식 분류돼도 세부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 국내 기업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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