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문 닫힌 실리콘밸리뱅크 입구에서 사람들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 ⓒ 연합뉴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문 닫힌 실리콘밸리뱅크 입구에서 사람들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 은행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 상태에 들어가며 금융권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은행의 몰락으로 역대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가운데 두 번째 규모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인 SVB가 파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한 SVB를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 조치에 따라 예금주들은 예금보험 한도 이내(1인당 25만달러) 예금을 인출할 수 있고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액에 대해선 FDIC가 지급하는 공채 증서를 받아갈 수 있다.

SVB의 몰락은 불과 48시간만에 급속 전개됐다. SVB는 지난 8일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채권을 손실을 감수하며 매각하고 신주 22억5000만달러어치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요 벤처캐피탈들은 은행의 건전성 문제가 본격화됐다고 판단, 고객들에게 예금 인출을 권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지난 9일 하루 만에 예금 420억달러가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했다.

대규모 뱅크런으로 은행 잔고는 9억5800만달러가 부족하게 됐다. 또 전날 폭락했던 은행 주가가 10일 아침에도 62%나 추가 폭락하며 주식 거래 정지에 이어 영업 중단 조처가 내려졌다.

SVB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2090억달러(276조원가량)다. 예금보험 보호 대상이 아닌 예금 규모는 1654억달러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광범위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처캐피탈 지원을 받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의료 서비스 기업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 은행과 거래해왔기 때문에 미국 스타트업 전반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대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일반 은행들이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특화된 SVB처럼 갑작스러운 인출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당국 역시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위기감에 대해선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 행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파장 축소를 위한 조처를 모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에서 촉발된 금융권 위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은행권의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유지해 경제 회복을 지켜낼지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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