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기울어짐 현상으로 내려 앉아있다. ⓒ 독자제공
▲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기울어짐 현상으로 내려 앉아있다. ⓒ 독자제공

지난 3일 기울어짐 현상으로 내려앉은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가 서울시로부터 보도 폭을 넓히라는 조건부 승인을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아 논란인 가운데 사고 발생일 보름 전 정기안전점검에서 '구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전 경고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육교는 2015년 4월 착공해 2016년 5월 말 개통했고, 시공을 맡은 업체는 현재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전승관 영등포구의회 의원
▲ 전승관 서울 영등포구의회 의원

13일 영등포구의회 사회건설위원회 전승관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영등포갑)을 통해 입수한 '2022년 하반기 3종 도로시설물 등 정기안전점검 용역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교량 받침 확인 결과, 동절기 수축이 다소 과다하게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로 인한 손상은 조사되지 않았지만 수축여유량 부족으로 구조물에 안 좋은 영향이 우려된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는 '동절기 동안 교량 받침을 주의관찰해 수축여유량 부족에 따른 손상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특별관리 요구사항도 확인됐다.

교량 받침은 다리 상·하부가 만나는 지점에서 상부 구조를 지지하는 중요 부품으로 외부 온도나 풍압 등 환경 조건이 변할 때마다 수축·이완하며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교량 받침이 추운 날씨에 여유가 부족할 만큼 과하게 수축돼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구청은 점검 결과를 설계 특허권자와 설계자에게 보내 검토를 부탁하는 선에서 조치를 끝내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구청 관계자는 "유지 관리만 잘 하면 당장 교량 사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특허권자와 설계자의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 2022년 하반기 3종 도로시설물 등 정기안전점검 용역 종합보고서. ⓒ 의원실
▲ 2022년 하반기 3종 도로시설물 등 정기안전점검 용역 종합보고서. ⓒ 의원실

안전점검 이후 지난해 12월 31일과 지난 2일, 행정안전부 안전신문에 '육교 외형에 변형이 생겨 안전이 우려된다'는 두 차례 신고가 있었지만 이 역시도 따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위험 신호가 충분히 감지됐는데도 도림육교는 안전등급 산정 기준이 되는 점수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현재 도림보도육교는 행정안전부의 조사를 받고 있고, 서울시도 영등포구 도로과 등 관련부서에 대한 행정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승관 의원은 "주민의 안전 신고는 물론, 안전 점검 결과 동절기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있었는데도 소극적인 대처를 한 구청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이용객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점을 되새기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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