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월요일, 날씨가 싸늘해졌다.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공항소방서 관내에는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차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이용한다. 고속주행으로 원거리에 있는 내륙의 대형병원까지 응급환자를 이송한다.

강추위와 눈까지 기습하면 도로와 인천대교, 영종대교에서 유독 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내륙도로는 눈이 와도 지열때문에 쉽게 녹는다. 하지만 교량은 바람이 잘 통하고, 해수면에 접해 있어 지열을 받지 않아 쉽게 결빙된다.

도로나 교량위에 코팅한 듯 얇게 얼어붙은 검고 윤기나는 얼음, '블랙아이스'는 119구급대에게는 복병이다. 블랙아이스는 눈이 온 후 낮에는 녹아 도로에 스며들었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 다시 얼어 팽창하면서 도로위를 덮어 버린다. 

곽창영 인천공항소방서 119구급대장

제설을 위해 뿌린 염화칼슘이 눈과 결합, 도로위에 남아있던 물기가 포장도로 표면을 미끄럽게 해 더 자주 발생한다. 도심 고층건물 옆 그늘진 도로, 고가도로, 터널앞, 산모퉁이나 해안도로 등 기온이 낮은 곳에서 결빙은 더 쉽게 된다.

교통사고 현장과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야 하는 119구급대에 '블랙아이스'는 아찔한 불청객이나 다름없다.

'블랙아이스'에 대비하기 위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는 어떻께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제동효과가 좋은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하고 타이어 마모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설에 대비, 타이어에 체인을 장착하는 훈련도 습관화돼야 한다. 체인장착이 어려울 경우 스프레이 체인을 뿌리고 적정한 타이어 공기압도 유지해야 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고 앞차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 운행하는 것과 방법이다.

급제동ㆍ급가속ㆍ급핸들 조작은 금물이다. 빙판길 감속때 브레이크 사용으로 스핀현상이 발생했다면 엔진브레이크와 풋브레이크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결빙에 대비해 119구급대원이 평소에 충분한 지리조사도 해둬야 한다.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우회하더라도 더 안전한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블랙아이스'가 응급환자가 탄 119구급대를 덮칠지 모른다.

<곽창영 인천공항소방서 119구급대장ㆍ소방위>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