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 대전소방본부

지난 9월 8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고가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군가에 의해 화재수신기가 꺼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화는 지하주차장에 시동을 켠 채 있던 화물차 배기구에서 나온 배기가스 열기가 부근에 있던 종이박스로 옮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두한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화재수신기 로그 기록 분석을 통해 불이 나기 전 이미 발화지점 부근의 스프링클러와 연동된 화재수신기가 누군가에 의해 꺼져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며 "오작동에 의한 우려 때문에 관계자가 작동 시스템을 일부러 꺼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누군가 화재가 발생하자 뒤늦게 다시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게 누구인지는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초 화재가 지하주차장 하역장 내 시동이 걸려 있던 화물차의 매연저감장치에서 발생한 열로 배기구가 고열이 됐고 주변 폐박스 등의 적재물에 옮겨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과 국과수, 소방당국이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한 화재 재연 실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차량은 당시 방치된 상태로 쌓여있던 폐종이와 폐박스를 밟고 있어 차량의 배기구가 폐박스 등과 밀접하게 닿아 있었다.

경찰은 화재수신기 고장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발화지점과 떨어진 곳에 있는 스프링클러도 화재 당시 일부만 작동했고 화재수신기와 기능이 연결된 방화 셔터 역시 일부만 작동됐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온 만큼 입건된 관련자에 대한 신병 처리를 조만간 할 방침이다. 그동안 경찰은 현대아울렛 대전점 관계자 6명과 소방관리 하청업체 관계자 4명, 보안관리 하청업체 관계자 3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재연 실험 등으로 국과수 감정이 늦어져 수사가 장기화됐다"며 "입건된 13명에 대해선 이번주 내로 신병 처리하고 수사 대상을 확대해 관리 소홀 혐의가 있는 현대백화점 본사 관계자와 소방점검 관계자를 추가 입건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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