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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 영상 유출이 논란이 된 가운데 해킹범 30대 남성 이모 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 세이프타임즈

"월패드 아파트 영상유출로 카메라 부분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가림막을 설치했어요."

지난해 11월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주택 관리용 단말기 '월패드 영상 유출'이 논란이 된 가운데 해킹범 30대 남성 이모 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아파트 월패드를 해킹해 집안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를 시도한 이모 씨를 지난 1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외 웹사이트 '다크웹'에서 국내 아파트 촬영물 등이 확산하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착수한 지 1년여만이다.

다크웹은 특수한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웹으로 익명성과 IP주소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고안된 인터넷 영역이다.

이 사고로 전국 아파트에서 월패드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고, 카페와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서 해킹당한 아파트 주소·명단이 공개됐었다. 피해 아파트 세대는 40만4847가구로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월패드 16개에서 촬영된 영상 213개, 사진 40만장 이상이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씨는 판매 의사를 갖고 구매 의사자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민감한 신체 부위가 촬영된 영상도 있어 성범죄로 입건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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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벽면에 부착된 월패드 카메라는 해킹 가능성이 높아 스티커 등으로 가림막을 부착해야 한다. ⓒ 세이프타임즈

대부분의 아파트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돼 있어 해커가 중앙관리 서버만 뚫으면 전 가구의 월패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고시에 따른 필수 장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고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정호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김해을)은 "월패드 문제를 2년 전부터 국정감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2009년부터 도입됐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별다른 관리·감독 없이 지나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자체도 정보통신 감리결과 보고서와 지능형 홈네트워크 KS표준 확인 없이 사용허가를 내주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파트 입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이 지능형 홈네트워크 등 정보통신 설비를 설계·감리할 때 정보통신기술자가 담당하도록 규정하는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현재까지도 국토부와 산업부의 반대로 법사위에 계류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설비의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떨어져 하도급을 주고 있는 건축사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납득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은 "정보통신 장비는 전문 기술자에 의해 설계·감리돼야 한다"며 "지능형 홈네트워크 기술기준 고시에 따라 필수 장비들이 반드시 설치돼야 하고, 그 제원과 성능은 KS표준을 따른 제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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