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연고도 없는 타인을 대상으로 엽기적인 살인을 두고 사이버공간에서는 남녀간의 분쟁도 격화되고 있다. 정신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겠다며 이런 저런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관찰이 필요한 대상에 대한 감시강화는 인권 논쟁을 불러 올 소지도 다분하다.

비극적인 사건을 보면서 대체로 남성의 여성에 대한 무차별 폭력(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이라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그래야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짚고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다. '묻지마 살인'의 발생원인은 오직 하나. 바로 소득의 불균등한 분배다.

얼마전 야생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했다. 수곰의 암곰에 대한 묻지마 폭력으로 심한 경우에 암컷을 죽이기까지 했다. 암곰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 원인은 오직 하나. 자신이 암곰과 사귀어 후손을 이어갈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수컷들과의 싸움에서 밀려난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의 표출대상으로 만만한 암곰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선택에는 다른 수컷들에 대한 공격도 내재돼 있었다. 암곰을 죽여 다른 수컷이 후손을 이어갈 기회도 박탈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청년세대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스트레스는 구직 문제다. 직장을 구해야만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만 경제적 안정을 기반으로 연애하고 결혼해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같은 기회를 얻지 못할 경우 연애와 결혼, 미래를 포기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임홍철 세이프타임즈 정보안전부장

그 결과는 타인에 대한, 특히 자신과는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을 여성에 대한 분노로 표출돼 공격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공격에는 다른 남성의 연애, 결혼 기회를 박탈하고자 하는 보복심리까지 작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하다고 한다. 너도 나도 대기업으로만 향하는 청년세대의 발길 때문이다. 점점 벌어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차이는 청년세대가 중소기업을 기피하게 만들고 좁디 좁은 대기업만을 향하도록 하고 있다.

'묻지마 살인'에 대한 해결방안은 화장실 분리 설치나 사람에 대한 감시 강화가 아니다. 보여주기식 정책들은 근본대책이 되지 못한다. '묻지마 살인'이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 시작은 중소기업 육성에서 시작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활성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격차가 줄어 들어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청년세대가 중소기업으로 진출해 경제적 안정을 찾아 연애, 결혼, 미래를 꿈꾸게 하는 것이 '묻지마 살인'의 비극을 막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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