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학생들이 조문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경남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학생들이 조문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23일 오전 경남 진주시 한 초등학교에 검은색 운구차가 들어오자 학교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 차에는 지난 17일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방화 살인 참사로 희생된 고 금모(12)양이 타고 있다.

금양이 탄 차는 교문을 통과한 후 친구들과 뛰어놀던 학교 운동장을 천천히 돌았다. 이어 금양의 언니가 영정을 품에 안고 내렸다.

밝게 웃는 금양의 영정 사진을 본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이렇게 학교로 오다니"라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 반 친구들은 손편지를 운구차에 타고 있던 금양의 아빠에게 전달했다.

시각장애를 겪으면서도 사회복지사를 꿈꾼 희생자 최모(18)양이 탄 운구차도 화장장으로 가기 전 학교를 향했다. 운구차에 실려 도착한 최양의 영정이 내리자 줄지어 선 선생님들이 눈시울을 적시며 맞이했다.

한 선생님은 "시각장애에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학교를 오가면서도 늘 밝았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진주시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진주 방화 살인 나머지 희생자 4명의 합동 영결식이 엄수됐다. 희생자 5명 가운데 황모(74)씨 유족은 지난 21일 먼저 발인했다.

영결식에는 한꺼번에 12살 딸과 어머니를 잃은 유족 금씨가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참사 당시 중상을 당한 금씨는 환자복을 입은 채 영결식에 참석해 딸을 가슴에 묻었다.

희생자 유족과 가족들은 영정에 헌화한 뒤 오열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추도사에서 "영령들의 희생이 주는 값진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대신해 박성호 행정부지사와 김창룡 경남경찰청장, 아파트 주민 등이 참석해 애도했다.

가족들은 희생자들을 화장하고 각각 마련한 장지에 안장했다.

지난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 사는 방화살인범 안인득(42)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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