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고' 수치
10개 시도 15일도 '비상저감조치' 발령
공공기관 2부제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김포 아라대교에서 바라 본 경인아라뱃길이 미세먼지로 덮혀 인천 정서진 방향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 이명상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김포 아라대교에서 바라 본 경인아라뱃길이 미세먼지로 덮혀 인천 정서진 방향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 이명상 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했다. 서울은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고의 농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에따라 15일 수도권은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서울지역은 노후 경유차 운행이 제한된다. 사흘 연속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도 발령된다.

환경부는 15일에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연천·가평·양평) 지역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 등 7개 시도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전국적으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곳은 10개 시도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서울, 인천, 경기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면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각종 조치다.

2017년 2월 시행된 이래 지난해 1월 17∼18일, 3월 26∼27일 등 두 차례 이틀 연속 시행됐다. 사흘 연속은 사상 처음이다.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지역이 미세먼지로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 박혜숙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지역이 미세먼지로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 박혜숙 기자

지난해 1월 15∼18일에는 4일에 걸쳐 비상저감조치가 3일 시행된 바 있다.

서울지역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차량 운행제한이 시행된다. 2005년 이전 수도권에 등록된 총 중량 2.5톤 이상 경유 차량 약 32만대가 대상이다. 위반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되며 저공해조치를 이행한 차량은 운행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 행정·공공기관 차량, 소속 임직원 차량 운행의 전면 금지와 서울시 행정·공공기관 주차장 434개소 폐쇄도 계속된다.

인천, 경기, 충남, 충북, 광주 등에서는 행정·공공기관의 차량 2부제도 시행된다. 15일은 홀수 날이므로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 가능하다.

각 시도는 공공 사업장과 공사장의 운영시간 조정, 도로 청소차 운영 확대, 지하역사 야간 물청소, 불법 배출행위 단속·점검도 지속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수도권 55개 민간사업장도 비상저감조치에 참여한다.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김포 경인아라뱃길 인근에 세워 둔 자동차 보닛에 시커 먼 미세먼지가 쌓여 있다. ⓒ 이명상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경기 김포 경인아라뱃길 인근에 세워 둔 자동차 보닛에 시커먼 미세먼지가 쌓여 있다. ⓒ 이명상 기자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의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도 3일 연속 시행된다.

석탄·중유 발전기 22기(인천 2기·경기 3기·충남 7기·울산 3기·경남 5기·전남 2기)는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출력을 제한해 초미세먼지 약 5.05톤을 감축할 예정이다.

수도권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4시(16시간)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날(24시간)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된다.

14일 오후 5시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22㎍/㎥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민들의 고통도 계속됐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주부 박모씨(31)는 "아이의 기침 감기가 심한데 병원에 안 갈 수 없어서 가까운 거리를 마스크로 무장하고 소아과에 다녀왔다"며 "미세먼지가 점점 심해져 어린이집 등원도 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시민 박모씨(54)는 "출퇴근 길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답답했다"며 "내일도 미세먼지가 계속된다는 발표로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2부제와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에 대해 서민들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모씨(56)는 "하루벌어 하루 먹는 서민들에게 무조건 차량 운행을 하지 말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대전 유성구 원내로 사거리가 차량 운행이 뜸하다. ⓒ 오선이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대전 유성구 원내로 사거리가 차량 운행이 뜸하다. ⓒ 오선이 기자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지금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해 3월 25일의 99㎍/㎥였다.

이날 오후 5시 이후에도 대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하루 평균 농도가 관측 이래 가장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인천과 경기의 오후 5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02㎍/㎥, 118㎍/㎥로 서울과 마찬가지로 '매우 나쁨'(76㎍/㎥ 이상)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15일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나쁨'(36∼75㎍/㎥)으로 예보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내일 오후부터 비교적 청정한 북서 기류가 불어 미세먼지가 해소되기 시작할 것 같다"며 "다만, 그동안 축적된 초미세먼지가 많아 하루 평균으로는 내일도 '나쁨'인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한파 원인이었던 대륙성 고기압이 약해진 뒤 한반도 주변에 자리 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 정체와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반복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서울 창동에서 바라 본 수락산이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 이상종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서울 창동에서 바라 본 수락산이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 이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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