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인도네시아 발리 섬 아궁 화산에서 분화가 일어나 회색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

소강 상태를 보이던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이 8일 재분화해 분화구 위 2.1㎞까지 연기를 뿜어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 오전 7시 59분(현지시간) 아궁 화산이 분화해 짙은 회색 연기를 뿜어냈다고 밝혔다.

다만 분화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며, 연기는 분화구에서 2100m 높이까지 솟은 뒤 서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주변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는 여전히 '주황색'으로 유지되고 있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 롬복 국제공항의 운영도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수차례 분화해 한때 10만명이 넘는 여행객의 발을 묶었던 아궁 화산은 이달 초부터 분화가 차츰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재난 당국과 화산 전문가들은 대규모 분화가 예고 없이 뒤따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아궁 화산은 1963년 2월 소규모 분화를 일으킨 뒤 같은 해 3월과 5월 거듭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화산 주변 마을 1천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런 까닭에 BNPB는 분화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음에도 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위험'으로 유지한 채 분화구 반경 8∼9㎞ 이내 주민을 계속 대피시켜 왔다.

이 지역에는 22개 마을에 약 1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한 주민의 수는 6만6천700여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관련 당국은 이번 사태가 발리 섬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직접 손해를 끼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발리 동북부에 있는 아궁 화산은 발리 주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와는 약 45㎞,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약 58㎞ 떨어져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남부 쿠타 지역과의 거리는 6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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