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사과

▲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8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를 비판하면서 거듭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 문화체육관광부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세월호 유골 은폐는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8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비판하면서 거듭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뼈가 발견됐는데도 나흘 뒤에 유가족에게 통보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에 대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해양수산부는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이 18일 시신없는 영결식을 치른 뒤 사흘이 지난 21일 오후에야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해수부가 "발견 사실을 은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목포 신항에 나가 있는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쯤 객실 구역에서 나온 물건 더미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뼈 1점을 발견했다. 지난 10월 11일 이후 뼈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발견 당시 육안으론 사람 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총리는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미수습자의 완전한 수습은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후 3년7개월 동안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에서 수습을 기다리며 인고하다 추가 수습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고 장례에 임하셨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고려해서 유골 DNA(유전자) 감식 등을 되도록 신속히 진행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해수부 등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여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차제에 재점검해서 잘못은 바로잡고 부족은 채우기 바란다. 진행되고 있는 선체조사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어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안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안이 차질 없이 통과돼 제2기 특조위가 조속히 가동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이번 일은 공직사회 곳곳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풍조가 배어있다는 통렬한 경고"라며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고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시 강화하겠다. 이 문제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국민 여러분과 공직자들께 밝히고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전날 해부수 장관으로부터 전말을 보고받은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세월호 사고 유가족이 시신없는 장례식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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