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다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지적이 제기됐다. ⓒ 세이프타임즈
▲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다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지적이 제기됐다. ⓒ 세이프타임즈

대출상품 이용자의 신용도가 개선되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제화된 가운데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기업대출 대비 가계대출의 금리 인하 요구의 수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하나은행은 오히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5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최근 1년동안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낮은 반면 기업대출에선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10만7851건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가운데 2만3471건을 수용했다.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저조한 21.8%의 수용률을 보였고 평균보다 28.7% 낮은 수치다.

하지만 기업대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66%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고 가계대출보다 3배 많은 수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대출 대상이 가계냐 기업이냐에 따라 금리인하요구권을 수용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은행"이라고 비판했다.

하나은행은 금리인하요구에 따른 이자액 감면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차이가 컸다.

기업대출의 경우 하나은행의 수용건당 이자감면액은 315만원가량이었다.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평균보다 7.6배 많다.

가계대출의 경우 1000건당 이자감면액은 19만원가량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이 수용돼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300만원 정도의 이자를 더 감면해주는 것이다.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차이도 현격했다. 하나은행 담보대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신용대출은 극히 낮았다.

4대 은행의 전체 금리인하요구 신청은 신용대출에서 62.8%, 담보대출에서 37.2% 비율로 이뤄졌다. 평균 수용률은 신용대출에서 36.4%, 담보대출에서 20.7%였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인하 수용은 21%에 불과했다.

하나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기준 7.10%, 6개월 뒤엔 6.16%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신용평가가 용이하지만 하나은행은 타 시중은행 대비 고객차별의 정도가 유독 심하다"며 "가계 대상 신용대출 금리 인하의 낮은 수용률을 통상적인 시중은행의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상반기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 신청 프로세스가 정착됐고 신용위험이 없는 담보대출의 신청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하반기 대비 금리인하 신청이 58%의 큰 증가율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수용률이 감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행의 건당 이자감면액은 19만원으로 4대 은행 중 최고액"이라며 "이자감면액은 모두 23억6000만원, 인하금리는 0.32%로 4대 은행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상 대출의 절대적 액수가 크기 때문에 가계 대출과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뿐 인하 요구 수용건당 감면 액수가 중요하다"며 "일부 타행의 금리인하 신청건수는 작년 하반기 대비 오히려 감소했고 시중은행 각 행들의 총 여신 규모 등을 감안시 당행의 건당감면액, 이자감면액, 인하금리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은행 중 가장 높은 당행의 건당감면액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에게 실질적으로 체감 가능한 이자부담을 덜어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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