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인 권도형이 미국으로 인도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인 권도형이 미국으로 인도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미국에 송환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테네그로 최고 법무 당국자가 비공개적으로 권도형씨를 한국보다는 미국으로 보내 범죄 혐의를 다루도록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장관은 주디 라이징 라인케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대사와 지난달 만나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해졌다.

지난 3월 몬테네그로에 수감된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지난달 권씨의 인도를 승인했지만 보낼 국가에 대해서는 밀로비치 장관의 선택에 맡겼다.

범죄인 인도 결정은 권씨가 공문서 위조 혐의로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선고받은 징역 4개월 형량을 다 채운 후 내려지도록 했다.

밀로비치는 지난달 23일 현지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결정을 암시했다.

권씨의 변호사 고란 로디치는 밀로비치 장관의 결정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피해자도 20만명이 넘는다.

한국과 미국 검찰은 권씨를 사기·증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 회부를 할 예정이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권씨는 아랍에미리트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려다 체포됐다.

권씨는 지난달 몬테네그로 법원 2심에서 공문서 위조 혐의가 인정돼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권씨의 미국형이 확정되면 형기와 구금명령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한국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은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로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현지 검찰은 가상자산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수백만달러의 암호자산 증권 사기를 조작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후 사기·시세 조종 등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한국 검찰은 사건 발생 후 권씨를 미국보다 먼저 기소해 신속한 피해 변제 등을 목적으로 신병을 인도하는 데 노력했다.

피해자들 일부는 피해 보상을 위해서라도 권씨가 한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밀로비치 장관은 "대중에게 적시에 결정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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