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월성원자력 발전소 1~4호기에 부적합 고정나사가 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 한국수자력원자
▲ 경주 월성원자력 발전소 1~4호기에 부적합 고정나사가 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 한국수자력원자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 격납건물에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하중을 견딜 수 없는 부적합 고정나사(앵커볼트) 수천개가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병)은 익명의 원전 안전관리 종사자로부터 월성원전을 비롯한 국내 노후원전 14기의 부적합 기계장치 현황을 제보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고정나사는 원전에 설치된 기기와 설비를 콘크리트 벽체 등에 고정하는 부품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월성원전 3호기 격납건물은 벽체 등에 고정된 기기 353개 가운데 21개에만 내진 나사가 사용됐다.

1개 기기에 2~8개의 고정나사가 쓰인 것을 고려하면 원자로 1기당 1000개 이상, 월성 1~4호기 전체로는 4000개 이상의 비내진 고정나사가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

김 의원은 "격납건물은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막는 최후의 방호벽이라 불린다"며 "이런 곳에 내진 능력이 없는 고정나사가 쓰이면 지진 등 상황에서 각종 설비가 자리를 이탈해 내부에 균열을 만들고 압력경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보자는 수년간 저강도 비내진 고정나사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시정되지 않아 제보를 하게 됐다"며 "민주당은 원자력안전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해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 시점부터 현장조사와 안전성평가, 조치를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월성 3호기 비내진 앵커볼트는 2017년에 문제가 제기돼 관련 기술기준을 적용하는 캐나다 기관에 비내진 앵커 사용이 허용됨을 확인했다"며 "이후 내진성능평가를 진행해 설계지진 요건을 만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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