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프타임즈가 창간 8주년을 맞아 매월 4일 대국민 안전캠페인 Safe4Day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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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매년 7~8월이면 주택이나 차량 등이 침수돼 시민들의 통곡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매년 쉽게 볼 수 있는 뉴스의 한 장면이다.

침수피해를 입은 주택이나 가재도구는 복구비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재민들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8월은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긴다. 빌딩이나 아파트, 지하쇼핑몰과 건물에 딸린 지하주차장, 반지하 주택, 지하차도까지 흙탕물이 사람들의 '편리함'을 습격한다.

침수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부터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설물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후회만 생길 뿐이다.

▲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한 빗물 배수로. 깔개를 덮어놔 비가 오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한 빗물 배수로. 깔개를 덮어놔 비가 오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김주헌 기자

학교, 병원, 정부시설 등 중요한 시설이나 아파트, 오피스텔 같은 거주시설은 대부분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한 곳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지대'라는 태생적 환경 덕분에 침수피해를 모면했다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사례는 많다.

그렇다면 '저지대'라면 어떨까. 서울에서 저지대로 유명한 강남·서초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금만 더 비가 내려도 '물바다'가 되는 것이 다반사다.

특히 강남지역은 분지지형의 한가운데인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 하천들과 경부고속도로, 역삼·양재·서초역 등의 방향으로부터 고지대의 빗물이 유입돼 강남역 일대로 모이다 보니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오른다.

최근 일어난 침수 피해는 지난해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다. 당시 강수량은 시간당 141.5㎜였다. 호우경보 발효 기준치 3시간 90㎜ 또는 12시간 180㎜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 서울 서초구 일대의 한 빗물 배수로. 담배 꽁초와 쓰레기 등이 배수로에 끼어 있어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서초구 일대의 한 빗물 배수로. 담배 꽁초와 쓰레기 등이 배수로에 끼어 있어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 ⓒ 김주헌 기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폭우로 지하철 역사는 물론이고, 건물 지하층이나 도로 위의 차들이 물에 잠겨 주행이 불가능했다. 시민들은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관계 당국은 강남역 일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그후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 세이프타임즈가 이들 지역을 취재했다.

지난해 침수로 대로변에서 큰 피해가 나서인지 대로변 빗물 배수구는 깨끗이 청소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최대한 쓰레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강화된 형태의 빗물 배수구 커버가 자주 보였다.

▲ 노아의 방주로 유명세를 탔던 서울 서초구 청담빌딩(왼쪽)과 삼성화재 서초사옥 지하주차장 입구에 바닥상승식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폭우가 예상되면 차수판을 바로세워 침수를 막는다. ⓒ 김주헌 기자
▲ 노아의 방주로 유명세를 탔던 서울 서초구 청담빌딩(왼쪽)과 삼성화재 서초사옥 지하주차장 입구에 바닥상승식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폭우가 예상되면 차수판을 바로세워 침수를 막는다. ⓒ 김주헌 기자

2021년 개정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17조2를 보면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빗물 등의 유입으로 건축물이 침수되지 않도록 건축물의 지하·1층의 출입구(주차장 출입구 포함)에 물막이판 등 해당 건축물의 침수를 방지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차수판(차수막) 종류는 △지주식 △바닥상승식 △수직하강식 △차단식 △슬라이딩식 △자동스윙식 등이 있다.

강남·서초 지역은 위에서 아래로 차수판을 직접 지지대에 꽂아 물을 막는 지주식 차수판, 기계자동화로 일으켜 세우는 바닥상승식 차수판이 자주 보였다.

특히 2011년과 지난해 아무 피해 없이 멀쩡해 '노아의 방주'로 유명세를 탔던 서울 서초구 청담빌딩을 비롯한 빌딩과 지하주차장과 1층 출입구에는 두터운 차수판이 설치돼 눈에 들어 왔다.

하지만 차수판이 건물을 지켜주었던 건 딱 그 일대 빌딩들뿐이었다. 횡단보도 한두 개를 건너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자 차수막의 개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 서울 강남역 근처 한 빌딩 1층 입구에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차수판을 끼울 수 있는 설비가 설치돼 있다. 비가 오면 차수판을 홈 사이에 끼워 빗물을 막는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강남역 근처 한 빌딩 1층 입구에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차수판을 끼울 수 있는 설비가 설치돼 있다. 비가 오면 차수판을 홈 사이에 끼워 빗물을 막는다. ⓒ 김주헌 기자

이런 경우 침수 피해를 자주 겪은 구역에 비해 지대가 높아 피해 상황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보니 위험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이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의식이 둔해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재난을 당하고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깝게는 자신의 집이나 관리하는 건물 앞 쓰레기 청소부터 시작해 소형 차수판 설치 등으로 침수를 예방해야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미 사람이 물 속에 빠져버린 순간에는 늦는다.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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