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업자들이 빈대 구제를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 강서구청
▲ 방역업자들이 빈대 구제를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 강서구청

정부가 빈대 방제를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살충제의 안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앞서 각국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2018년 유럽연합(EU)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에 대한 실외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뉴욕주 또한 뉴욕주 환경보전국(DEC)이 수립한 꿀벌보호계획을 언급하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과 같은 익충에게 치명적인 점을 들어 올해 1월부터 사용을 제한했다.

최근 학계에선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곤충이 아닌 동물이나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니코틴에서 유래한 살충제다. 니코틴성아세틸콜린수용체(nAChR)와 작용해 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대상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포유류보다 곤충에게서 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살충제로 여겨졌다.

2019년 인도 마니팔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인디언제이크리트케어메드'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스리랑카에서 이 살충제에 중독된 사람이 사망한 비율은 3%로 다른 살충제보다 낮다.

각국이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2017년 스위스 노이샤텔대 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꿀 샘플 198종 가운데 3분의 2에서 최소 한 종류 이상의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꿀벌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꿀벌이 아닌 다른 동물의 생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2019년 국제학술지 '환경오염과 독성학회보'에 여러 농도로 이 살충제에 96시간 노출된 올챙이와 개구리에게서 이상행동이 관찰됐다고 보고했으며, 중국 쑨원대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과학의 모든 환경'에 토양 미생물 생태계가 이 살충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 하이난대 연구팀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에 일정 수준 이상 노출된 여성들에게서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9월 국제학술지 '환경 인터내셔널'에 발표했고, 중국 저장대공대 연구팀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간독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를 보고했다.

국내 한 전문가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성분을 가진 일부 제품은 가정에서 쓸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며 "허가 과정에서 적정량을 사용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모든 살충제가 그렇듯 오남용 시에는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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