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오일뱅크가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 페놀을 포함한 폐수를 불법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HD현대오일뱅크가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 페놀을 포함한 폐수를 불법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HD현대오일뱅크가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 페놀을 포함한 폐수를 불법 배출한 혐의로 전 대표이사 등 8명이 기소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폐수 불법 배출이 아닌 재활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까지 비판 수위를 높이며 피해 보상과 진정한 사과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나온 페놀과 페놀류가 기준치 이상으로 함유된 폐수를 자체 수질오염물질 처리시설로 처리하는 대신 인근의 자회사 공장에 보냈다가 적발된 현대오일뱅크에 150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환경부는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

공장 폐수를 인근 공장으로 보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처분은 과거 일로, 새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 현대오일뱅크

검찰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대산공장에서 배출된 페놀·페놀류 포함 폐수 33만톤을 자회사인 현대 OCI 공장으로 배출했다.

2016년 10월부터 2021년 11월엔 페놀 폐수를 자회사 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대산공장의 폐수 배출시설에서 나온 페놀 ·페놀류 함유 폐수 33만톤이 자회사인 현대 OCI 공장으로 배출됐다.

또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 대산공장에서 나온 페놀 오염수 130만톤을 방지시설을 통하지 않고 공장 내의 가스세정 시설 굴뚝으로 증발시킨 점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의 쟁점은 폐수를 외부가 아닌 인접한 계열사 공장으로 보낸 것이 물환경보전법상 '배출'에 해당하는지였다.

지난 1월 환경부가 해당 사안으로 현대오일뱅크에 과징금 부과를 통지했을 당시 현대오일뱅크는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한 것으로, 재활용 후 적법한 기준에 따라 방류해 환경오염이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초 만들어진 폐수를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처리 후 재사용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처리 안 된 원폐수를 다른 시설로 보내 재사용하는 것은 불법 배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가 450억원가량의 폐수처리장 신설 비용과 자회사 공업용수 수급 비용 절감을 위해 폐수를 불법 배출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페놀 같은 독성이 강한 폐수는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원사업장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는 것이 현행법의 명확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검찰 수사 결과와 현대오일뱅크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과징금 부과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1509억원이 유지되면 2020년 11월 환경범죄단속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부과되는 최고액이다.

지역사회에선 비판과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서산시의회 환경오염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현대오일뱅크가 페놀 불법 배출 관련 사실 규명과 서산시민에 대한 사과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며 회사에 방문해 항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위원회는 최근 물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권오갑 대표이사 회장, 주영민 대표이사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강달호 전 대표이사와 고영규 부사장(공장장)도 물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서민위는 "검찰 기소에서 실질적인 회사 운영자와 경영진은 빠져나갔다"며 "권 회장과 주 대표가 해당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서산·태안을 지역구로 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현대오일뱅크 '페놀 배출 혐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성일종 의원은 "환경부는 현대오일뱅크 페놀 폐수 배출과 대기 증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국회와 서산 시민에게 명백하게 보고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위법행위 판결이 나면 국회와 정부 차원의 추가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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