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가 지난해 급격한 부채 증가에도 임원들 연봉을 30%나 올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 세이프타임즈
▲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가 지난해 급격한 부채 증가에도 임원들 연봉을 30%나 올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 세이프타임즈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급격한 부채 증가에도 임원들 연봉을 30%나 올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 역시 평균보다 4배 이상의 연봉 상승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 상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7148만4000원이었다. 1억3179만6000원이었던 2021년과 비교해 1년 만에 30.1% 증가했다.

공사는 그간 재무상황 악화로 에너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지만 이번 연봉 공개로 '자구 노력'이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임 기관장 연봉은 43.4% 올라 가장 크게 상승했다. 상임 이사와 상임 감사 연봉도 각각 34.9%, 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 평균 연봉 증가 폭이 1.2%에 그친 데 비해 급격한 상승 폭이다.

직원 연봉도 2021년보다 6.6% 상승해 평균 9371만원을 기록했다. 액수와 상승 폭 모두 전체 공공기관 평균(7000만원·1.4%)을 크게 상회했다.

가스공사의 연봉 상승 이유는 지난해 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된 데 있다.

공사는 2020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2021년 임직원들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이어 2021년 경영실적평가에서 '보통(C)' 등급으로 올라가며 지난해 기관장과 직원들에게 각각 6166만4000원, 440만8000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문제는 공사의 재무상황이 계속 악화해왔다는 점이다. 2020년 28조2000억원이던 부채는 2021년 34조6000억원으로 22.6% 증가했다.

364.2%였던 부채 비율도 378.9%로 불어났다. 특히 성과급이 지급된 지난해 부채가 52조원까지 늘어났고 부채비율은 499.6%까지 치솟았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이 같이 악화된 재무상황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으며 현재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의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된 것은 평가 지표 가운데 '재무' 관련 항목의 배점이 낮은 탓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그간 100점 만점인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조직·인사·재무 관리 항목에 7점(공기업 기준)을 부여해왔다.

심각한 재무 위기에 처했더라도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경영평가 항목과 배점을 수정해 재무관리 항목을 업무효율 항목과 통합해 '재무성과관리' 항목을 만들고 배점을 20점으로 높였다.

각 기관의 부채 비율, 자체 수입 비율 등을 고려해 유형을 분류하고 가중치를 조정하는 '유형별 맞춤형 평가' 방식도 새로 도입해 올해 평가부터 적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경영평가가 재무 관련 지표를 과소 반영하다보니 가스공사의 등급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평가 항목과 배점이 개선된 올해부터 재무 위기에 빠진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성과급이 늘어나는 사례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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