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어둠 속 나에게
불꽃을 꺼내어 주어요
지상의 슬픔을
나는 이해할 수 없어요

꽃이 피는 땅의 기쁨은
곧 낙엽으로 기울 듯
지상에서의
슬픈 삶과 죽음이
너무도 쉽게 어울리는|
생애를
더 이상 나는
인정하려 하지 않아요

나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무엇이 이리도 어렵단 말입니까
아름다움에 대하여
나도 그 만큼의 
눈물을 흘렸어요

폭풍의 밤이 지나면
잔잔한 호수의 아침이 온다는
당신의 낭만적 불꽃을
나에게 주어요
나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