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여성들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 ⓒ AP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여성들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 ⓒ AP

베네수엘라 이민자 여성들을 속여 '성매매'를 유도하는 행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WSJ가 보도했다.

패트리샤(36)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자신이 어느새 사창가에 갇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달동안 갇혀있던 패트리샤는 작은 창문을 통해 음식과 속옷을 받으면서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녀가 피임 도구를 사용하라고 요구하자 한 남성은 그녀의 왼팔을 찌르기도 했다.

인권 옹호자들은 최근 몇 년동안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를 피해 온 이주민들 사이에서 성매매가 특히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리아에 이어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인 베네수엘라에서 6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속여 강제로 성매매에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이주기구 키토 사무소에서 지난 2년간 여성 인신매매를 추적하고 있는 코랄리아 산즈는 "인신매매범들이 베네수엘라의 국경 폐쇄로 인해 은밀한 경로를 만들어 여성들을 모집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다니엘 팔라시오스 콜롬비아 내무장관은 "그들은 법적인 지위가 없어 밀매 조직으로부터 보복이나 추방을 당할까 두려워한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지난 9월까지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을 상대로 이뤄진 성매매 60건을 조사해 왔다고 밝혔다. 2017년에 보고된 5건에 비해 급증했다.

팔라시오스는 "범죄로 보고된 건은 적지만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악화될수록 성매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리샤도 지난 7년간 베네수엘라에 닥친 경제위기를 이유로 자국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보고타 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그녀는 한 여성이 자신에게 다가와 식당 일자리를 줬고, 그대로 술집 뒷방으로 끌려가 갇혔다고 말했다.

패트리샤는 성매매 희생자들을 돕는 허밍버드윙스의 도움으로 탈출, 키토에 정착했다.

단체의 대변인 마리아 엘레나 구마안은 "많은 여성들이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올라오는 가짜 취업과 결혼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마안은 "그들은 여성 개개인의 약점을 찾아 성매매로 이끈다"며 "예를 들어 당신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그들은 학비를 주고, 옷이 필요하면 옷을 사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매매로 가는 길인지 의심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호세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경찰청 부국장은 "베네수엘라인들을 착취하는 대부분 조직들은 초국가적 범죄 조직이라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지역 집단"이라며 "그들은 종종 희생자들의 지인이거나 친척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도시 바라키야에서는 온라인 포르노 사업체 사장이 사제 복장을 한 뒤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그들을 공격했다. 경찰은 이후 웹캠 앞에서 강제로 성행위를 했다고 밝힌 베네수엘라인 30명을 발견했다.

콜롬비아 경찰은 지난 3월 베네수엘라 국경 인근 농장에서 술집 종업원 일자리를 약속 받은 여성 7명을 구출했다. 사건 수사를 맡은 경찰 에드윈 멘데스는 "여성들은 영양실조 상태였지만 충분한 식사와 미용을 제공 받았다"며 "이들은 방값, 식비, 교통비로 1000달러 이상을 빚졌고 그들의 몸을 팔아 이를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멘데스는 "고객들의 항의가 있으면 여성들은 벌금을 물게 되고, 이는 여성들에게 더 큰 빚이 된다"며 "그들은 동물처럼 취급됐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비비아나 블랑코는 올해 초 콜롬비아 국경도시 마이코에서 "우리가 만난 매춘부 50명 중 48명이 베네수엘라인"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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