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별지기 고수 '오늘의 천체관측' 출판
밤하늘 여행하는 초보별지기를 위한 가이드북

▲ 대한민국 최고의 별지기로 불리는 심재철씨 등 5명이 의기투합해 '오늘의 천체관측'을 출판했다. ⓒ 현암사
▲ 대한민국 최고의 별지기로 불리는 심재철씨 등 5명이 의기투합해 '오늘의 천체관측'을 출판했다. ⓒ 현암사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해가 져 어둑한 하늘. 잠시 올려다봤지만 환한 도시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하늘 전체를 찬찬히 훑어본 사람이라면, 밤이 낮처럼 밝은 도시에서도 어떤 별은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늘 보는 법을 잊은 현대인들은 그 별이 무슨 별인지 알지 못하니 별을 보았다 해도 금세 그 존재를 잊어버린다.

'대한민국 최고의 별지기'로 통하는 심재철·김지훈·이혜경·조미선·원치복 등 5명이 <오늘의 천체관측> (현암사·312쪽)을 출간했다. 하늘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한번쯤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러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 오늘 마주친 별의 이름이 궁금한 이, 천체관측에 막 관심을 가진 이를 위한 책이다.

중요한 별을 찾는 법부터 별을 관측하기 좋은 장소, 스마트폰으로 천체 사진을 찍는 법, 망원경 고르기까지 초보자가 알면 좋은 정보를 담았다. 오랜 기간 별 보는 법을 가르치고 천문 지도사를 양성해 온 고수 별지기들의 노하우를 가득 담아 초보자도 단계별로 별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천체관측을 위한 팁만이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천체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도 정리했다. 첫 밤하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지평선 위의 달은 왜 커 보일까? ⓒ 김지훈
▲ 지평선 위의 달은 왜 커 보일까? ⓒ 김지훈

별자리가 보이지 않아도 별은 보인다
사진과 지도로 직접 찾아보는 별자리


별자리를 찾으려고 마음먹고 하늘을 올려다봐도 별자리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별자리 모양은 분명히 머릿속에 있지만 뭐가 뭔지 잘 알 수가 없다. 헤르쿨레스자리의 찌그러진 H자는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고, 북두칠성 국자 모양도 손잡이 중간이 끊어져 있다.

하늘이 밝아 어두운 별들이 보이지 않거나 별자리 일부가 나무나 건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별이 잘 보이는 장소에 간다면 사정이 좀 나을지도 모르지만, 별이 너무 많아도 찾기가 어려워지는 법이다. 책은 별자리 모양이 아닌 별의 위치와 밝기로 찾는 법을 알려준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시골은 물론 도시에서도 보이기에 이정표가 되어준다. 별은 언제나 규칙적으로 뜨고 지므로 규칙을 안다면 밝은 별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여름 한밤중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머리 위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직녀성(베가)이고, 겨울철 별자리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밝은 별이 시리우스이다.

가장 밝은 별을 찾고 나면 나머지 별들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직녀성의 남동쪽에는 독수리자리의 견우성(알타이르)이, 동쪽에는 백조자리의 데네브가 있을 것이다. 이런 규칙들을 알고 나면 별자리 찾기가 훨씬 쉬워진다.

책에 실린 사진들과 별도로 포함된 별자리 지도를 이용해 별 찾는 연습을 미리 해볼 수도 있다. 수록된 사진들은 모두 별지기들이 기록해 온 우리나라의 밤하늘이기에 관측지에서 실제로 볼 밤하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좀 더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본문 사진에는 방위 외에 다른 요소를 표시하지 않았다.

독자들은 설명에 따라 사진에서 별을 찾아보고, 별자리 지도와 사진을 비교해 가며 밤하늘이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챕터 뒤쪽의 확인 페이지에는 별자리 선을 그은 사진을 실어 별을 제대로 찾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부록 별자리 지도는 따로 포스터로 제작해 천체관측을 하러 갈 때 가볍게 들고 갈 수 있도록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주요 별들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 모두 표시돼 있다. 초보자가 찾기 쉬운 성단, 성운, 은하의 위치도 수록했다. 실제 천체관측을 하기 전 책과 별자리 지도를 이용해 미리 별 찾는 연습을 해본다면 밤하늘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는 북극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별자리이지,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가 아니다. 북두칠성보다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가 찾기 쉽다. ⓒ 손형래
▲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는 북극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별자리이지,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가 아니다. 북두칠성보다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가 찾기 쉽다. ⓒ 손형래

별이 가득한 하늘에서 우주를 느끼다
스마트폰·망원경으로 별 촬영 이렇게


도시에서도 언제든 별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별들을 보고 싶다면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겠다. 도시를 떠나 밤하늘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전국의 관측 장소를 정리했다.

강원도 평창의 육백마지기, 전남도 영광의 내산서원, 경남도 밀양의 가지산 삼양교 주차장 등 별지기들이 자주 찾는 일곱 관측 장소를 소개, 책을 들고 그곳들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오늘 본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켜보자. 천체 사진을 잘 찍으려면 DSLR 같은 고급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초보자에게 가장 좋은 장비는 스마트폰이다.

설정하는 법만 조금 익혀도 달의 모습은 물론,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별의 움직임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찍을 수 있다. 작은 망원경이라도 있다면 토성의 고리나 달의 크레이터까지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하늘을 보고 싶어졌다면 용도에 맞는 망원경을 들이는 것도 좋다. 망원경의 종류부터 상황과 관측 대상에 맞는 망원경을 고르는 기준까지 초보자를 위한 망원경 기초 상식을 실었다.

망원경으로 찾아보면 좋을 성단, 성운, 은하도 따로 소개하니 망원경이 있다면 더 깊은 우주를 볼 수 있다.

하늘을 관측하다 보면 달이 왜 저렇게 보이는지, 행성들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궁금해진다. 십수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천문 교육을 해온 저자들은 그런 궁금증을 들어주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도 정리했다.

태양 빛을 받지 못하는 달의 어두운 부분이 보이는 이유, 일출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는 현상 등을 도판과 사진을 이용해 설명해준다. 천체관측이 우주를 보는 시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도 천동설과 지동설 논쟁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저자 심재철은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언제나 하늘을 올려다봤고, 하늘의 규칙을 알아냄으로써 과학은 계속 발전해 왔다"며 "오늘의 하늘이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고 하늘의 움직임을 직접 느끼고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주에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 별지기들이 쓴 책으로 밤하늘의 별을 찾고 보는 방법, 촬영하는 방법, 보다 더 만끽할 수 있는 방법들을 총총히 담았으며 낭만과 실속을 함께 담은 책이라 초보 별지기 여러분의 든든한 우주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 여름 초저녁 동쪽 하늘의 데네브와 견우성 그리고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초저녁 동쪽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계절을 알 수 있다. ⓒ 조현웅
▲ 여름 초저녁 동쪽 하늘의 데네브와 견우성 그리고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초저녁 동쪽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계절을 알 수 있다. ⓒ 조현웅

■ 지은이

△심재철 = 성북작은천문대의 교육단장으로 천문 교육을 맡고 있다. 별이 좋아 30년이 넘게 관측 여행을 다니고 있으며, 별을 보기 때문에 다른 업무도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서강대 화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고, 특수윤활유를 연구하는 직장인이지만 주말에는 아마추어 천문가로서 사람들에게 하늘을 알려준다. 천문 교육 경험을 살려 △밤하늘 관측 △별과 별자리 △지구의 운동과 달 △미스터 갈릴레이의 별별 이야기 등을 집필했다.

△김지훈 =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의 천문대 대장. 10여 년 동안 동아리 관측과 가족 천문 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별 보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별이 좋아 하늘을 보는 일을 선택했으며 천체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NASA가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 사진'에 한 번, '오늘의 아마추어 천체 사진(AAPOD)'에 여섯 번 선정됐다.

△이혜경 = 초등학교에서 30여 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천문 동아리를 지도해 왔다. 어린 시절 서울에서 만난 은하수의 감동을 잊지 못해 밤하늘을 보기 시작했다. 1급 천문지도사로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밤하늘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경기도 중원산 기슭에 '숨 천문대'를 설치해 인연 있는 분들에게 별을 보여준다.

△조미선 =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로 17년 동안 일하며 학생들의 천문 동아리 활동을 지도했다. 고등학생 시절 남산에서 헤일 봅 혜성을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고 난 뒤 평생 하늘을 보기로 했다. 한국교원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생활과 과학>을 집필했다. 천문지도사를 양성하는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원치복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회장이며 천문 교육과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교원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 동안 고등학교 과학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천구의 운동을 가르쳤다. 학생들에게 우주를 더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해왔다.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에서 천문을 주제로 교원 연수를 진행하고, 연수 기관인 아이스크림의 '밤하늘의 별별 이야기' 교원 연수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했다.

▲ 북두칠성 근처를 지나는 니오와이즈혜성을 갤럭시 S20으로 촬영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초등생도 튀코브라헤만큼 정확히 천문현상을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 김진아
▲ 북두칠성 근처를 지나는 니오와이즈혜성을 갤럭시 S20으로 촬영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초등생도 튀코브라헤만큼 정확히 천문현상을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 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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