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혈혈단신으로 대한민국에 온 여자 제자가 결혼식을 했는데, 그날 여자 제자의 부모석에 저희 부부가 앉아서 울었습니다.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울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려고 예쁘게 신부 드레스를 입은 여자 제자를 보고서는, 자꾸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결혼식장에서 함부로 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손으로 가리고 눈물을 닦았습니다.제가 숨겼어도, 북향민 제자가 이걸 본 모양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기는 너무 좋았는데, 간사인 제가 울어서 자기도 눈물이
자치단체장이 중대재해법 위반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 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 때문이다. 속초시장과 고성군수, 양양군수 등 3명의 단체장이 대상이다.지난해 11월 산불감시를 위해 비행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이 사고에서 헬기 안에는 탑승하기로 했던 기장과 정비사 외에 민간인 2명과 헬기회사 직원 1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헬기 탑승자 사망 유족들은 자치단체장들이 안전관리를 소흘히 한 것이 사고원인이라며 3명의 자치단체장을 고소했다. 중대재해법은 일반 기업체의 사업주뿐
더불어민주당이 2일 경기 김포시민회관 3층 다목적홀에서 김주영·박상혁 의원이 주관한 김포골드라인 제대로 된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요즘 김포의 '김골라'가 세상의 이목을 끄는 만큼 다목적홀이 꽉 찰 정도로 김포시민을 비롯해 언론이 관심을 보였다.토론회는 '현실성 있는 김포 교통대책 마련 방안'이라는 부제를 달 만큼 시민들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한 취지였다.그런데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측 시·도의원들은 빠짐없이 참석했는데 지금 김포의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과 당협위원장, 그리고 시장을 포함한 김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의미와 국빈 방문이라는 의전이 더해져 상당한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외교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라는 상당한 큰 선물보따리를 들고 미국으로 향했다.한미간의 회담은 마무리됐고 확장억제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발표됐다. 이 내용의 골자는 북한의 핵 공격 시 정상 간의 즉각적 협의와 핵무기를 포함한 전력 대응, '한미 핵협의 그룹'(NCG) 창설이다.북한의 핵 위협이 발생할 경우 한미간의 대응 수위를 높이고, 미국의 전략자산 전
사람은 말과 글로 소통한다. 다른 동물들도 나름대로 소통장치가 있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친다. 그러나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지성은 물론 살아온 환경까지 담아낸다. 무심코 던지는 한 마디로 그 사람의 전부를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말은 진중하고 또 진중해야 한다.말을 잘하는 것도 재주다. 같은 내용이라도 말재주가 있는 사람은 상대방을 훨씬 빠르게 동화시킨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강연자에게는 꼭 필요한 무기다. 여기에 적절한 위트까지 섞이면 명강사가 된다.소위 지도자급에 있는 사람은 말재주를 넘어서야 한다. 그
부모님댁 냉장고에 붙어 있는 중국집 자석 전단지다.짜장면이 생각나시면 전단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거신다.그나마 한 그릇은 못 시키시고 참으신다.어머니, 아버지 각 한 그릇 비울 자신이 있으실 때에만 다이얼을 돌리신다.부모님댁이 성대 옆 산 중턱에 있어 배달 종사자들에게 한 그릇 시키기가 미안해서다.그래서 필자가 부모님댁에 가면 못 드셨을까봐 종종 배달시켜 같이 먹는다. 그런데 이마저도 못하게 됐다.전화로 시키면 오던 유일한 아날로그 짜장면집이 폐업한 듯하다. 전화를 안 받는다. 개인사정으로 일시 정지란다. 지난주 다시 시도해 봤지만
제가 쓰는 SNS에는 좌우명이 세 개 있습니다. 이 중 2·3번은 다른 사람의 글을 옮겨온 것이고, 1번은 오롯이 제가 쓴 것입니다. 동양에서 살았던 어떤 사람이 썼던 글을 읽으면서, 제 생각을 정리하면서 만든 게 첫 번째 좌우명입니다.○○동에서 살면서 한동안 둔촌 이집(李集)이 그의 아버지를 모시고 잠시 은거했었던 곳을 찾아갔었습니다. 그곳을 찾아갔을 때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인지 옛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만약 그가 토굴을 만들어 은거했었다고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었으면, 거기가 어딘지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은거했던 집
'지옥철'로 악명이 높은 김포 골드라인에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도로를 넓히고 여기에 수상버스까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김포 골드라인에서는 닷새에 한 번꼴로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응급처치를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도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가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김포 골드라인의 혼잡은 예견된 것이었다. 인구 50만이 넘는 김포시의 인구를 감안할 때 고작 두 량의 전동차만으로 출퇴근
4월의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안산에서 인천에서 세종에서 목포에서 크고 작은 기억식이 열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여전히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혐오발언은 치유를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한때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팔아 장사한다"는 극단적 혐오 발언도 있었다. 대다수 유가족들은 돈보다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어했다. 보상금을 수령한 일부 유가족도 상처를 빨리 잊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유가족을 직접 만나본 필자가 경험한 일이다.시간이 지나서는 지원금 사용에 대
종교는 생태적으로 보수를 지향한다. 기복과 안녕을 바라는 것은 진보보다는 보수의 역할에 가깝다. 아울러 종교는 사회주의를 지양한다. 사적 유물론을 토대로한 사회주의와 종교는 서로 불편한 관계 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빨갱이'를 악의 근원쯤 여기는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심하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종교가 더욱 보수화 되고 편협한 시각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종교는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멀리 중세 가톨릭시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대사에도 그러한 예는 많다. 유권자의 표에 정치적 생명줄이 달려있는 정치인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소방청에도 고질적 인사비리는 존재했다.공익을 위해 운영하는 공무원 조직이 갖춰야 할 '공공의 의리'는 현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가 된 지 오래지만, 그 말이 무색해진다.아직도 시대를 역행하는 이러한 조직은 우리들 삶 깊은 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최병일 전 차장이 승진의 대가로 신열우 전 소방청장에게 금품을 지급한 게 드러나면서 둘 다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최 전 차장이 뇌물 공여로 승진하려던 직위는 소방공무원 중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소방정감', 대통
소방청 고위간부들이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그것도 최고위직인 전직 청장과 차장이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신열우 전 소방청장은 청장 재직 당시 최병열 전 경기소방본부장이 소방정감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금품을 건넨 최 전 본부장은 소방병원 입찰과정에서 비리혐의가 드러나 이미 구속된 상태다.최고위직에서 진급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았다면, 하위직에도 같은 비리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금품을 건네 승진을 했다면, 자신이 하위직을 승
토끼·카나리아는 산소가 희박해지면 인간보다 먼저 반응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들보다 산소에 대한 반응속도가 늦습니다. 그래서 반응을 먼저 보인 이들을 보고 대비책을 세웁니다. 만약 이들의 반응을 무시하면 인간에게 큰 화가 닥치기에, 이걸 엄밀하게 주시합니다.사이비·이단 추종자에게 토끼·카나리아와 같은 역할을 했던 그곳의 피해자들을 대신해 물었습니다. 교주가 옳다면 피해자가 계속 무리 지어 발생하는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저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교주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는 옳았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취임과 함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내세웠다. 당 내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하지만 당 대표 취임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의힘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새로 최고위원에 합류한 김재원 전 의원은 "5·18 정신의 헌법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의 우파 통일" 발언에 이어 "4·3기념일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극우적인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결국 한 달간 공개활동을 자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당 차원의 징계나 제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태영호 최고위원 역시 "4·3사건은 김
요즘 20~30대 여성과 대화를 하다보면 결혼에 매우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진지한 대화를 하면 '결혼은 해도 아이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이런 모습이 철없음, 이기심으로 느껴졌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왜 젊은 여성들이 이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도 간다.필자가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느껴야 했던 그때의 처절함. 이제 아이가 컸다해서 기억 속에 망각의 버튼을 눌러 지난일에 대한 미화를 진행했을 뿐. 그때 난 처절하게 '독박육아'를 하며 밀려나는 경력단절에 눈물을 훔치고는 했었다.10년전만 해도 유교뿌리의 전통사
독도는 아픈 손가락이다. 러일전쟁 중 일본에게 점령당한 후 줄곧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전쟁수행을 위해 이곳을 전략적 요충지로 사용했다. 이는 우리나라에 일본군대가 상륙하는 기점이 되기도 했다.일본은 1905년 이후 지금까지 독도는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유권이 애매하며 을사조약으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접수했음을 이유로 든다.그러나 우리나라는 1900년 10월 25일 독도는 우리땅임을 분명히 했다. 을사조약도 일본의 강압에 의한 불편부당한 조약이다. 더욱이 주권을 회복한 지금 그것이 이
방글라데시는 아시아 서남부 인도양에 있는 국가로 인구 1억6800만명으로 세계 8위로 최고의 인구 밀도를 가진 나라다.1947년 인도가 분리되면서 동파키스탄으로 분리됐다가 1971년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뱅골어를 사용하며 종교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다.방글라데시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치적인 불안.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으며 가끔 수도 다카에서는 폭탄 테러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여행객들에게는 늘 불안한 나라로 인식돼 있다.최근에는 IMF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경제위기에 처해 있어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미개척 관광지가 많
일본이 역사왜곡이 더욱 심해진 역사 교과서를 내놨다.28일 일본 교과서 검정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초등학생 교과서를 보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방향으로 기술됐다. 독도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아예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는 '고유영토'로 기술하고 있다.강제징용과 관련해서는 강제성이 있는 '징병됐다'는 표현이 자발적 의사가 있는 '참가했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식민지의 젊은이들이 일본의 침략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단어만 바뀐 것에 그치지 않는다.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불법적
하늘을 품는 다는 게얼마나 힘든 일이고 어떤 일이냐면흐리고 푸르고비도 내리고 눈도 내리는가끔은 우박과 천둥번개를 쏟아내는그 뜨겁고 차가운 깊은 가슴을 포옹하는 일이니때론 힘겨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게지요사랑은 나고 자라온 곳도 다르고보고 배우고 익힌 습관도 달라생각하는 가치가 일치하지 않는한 생애를 온전히 가슴에 안는 일이고아픔과 고통과 환희와 기쁨의 원천인타인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니때론 버거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게지요사랑은 그 넓고 깊은 하늘을 품는 '하품'이요한 사람의 인격을 마주하고 이해해야 하므로저절로
담장은 쌓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진다. 내 땅을 따지는 사람에게는 경계가 되지만 자연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나눔이 된다. 이 때 담장은 벽이 아니라 미학이 된다.예로부터 담장은 내 것을 구분하는 차가운 평면이 아니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을 주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발 돋음만 하면 마당을 훔쳐볼 수 있는 높이였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우리 민족 평균키에서 살짝 높은 다정함이 묻어 있다.담장은 집과 집을 나뉘되 방어막의 역할이 아닌 서로 간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어울림의 형식을 통해 서로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