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이 책은 심리상담가 박민근이 만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치유기이며, 우리 마음을 위한 책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심리치료 에세이를 주제로 어떻게 독후감을 쓸까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읽어보니 꼭 내 생각과 같았고 많은 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에게도 크고 작은 상처와 설움이 많았습니다. 마음이 여려서 작은 일에도 많이 아팠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의 작가처럼 여러 이야기들이 차오르는 눈물을 눌러주고는 했습니다.

이 책은 나에게 위로를 줌과 동시에, 들추고 싶지 않았던 기억들을 어제 있었던 일처럼 데려와 마음을 저리게 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들어왔지만, 마치 내 이야기 같아 조금 더 깊게 들어온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나도 내 마음을 발견할 수 없을 때’라는 제목의 이야기로 착한 아이 증후군과 가면 우울증을 겪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언젠가 친구에게 ‘넌 울고 있을 때도 항상 웃으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야기 속의 여자 역시 저와 같았습니다. 저자가 그녀에게 해준 이야기는 ‘마음의 주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가끔 불안함, 슬픔, 초조함 같은 감정들이 마음의 주인 노릇을 할지라도 또 다른 예쁜 마음들이 언제나 도와줄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박승연 기자(내정중 1)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책 자체에서도 감명을 받았지만 스스로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어리지만 더 어릴 때, 그때는 내가 또래 보다 상처를 많이 받고 어른스럽다는 것이 나를 많이 주눅 들게 했고, 성격도 지금보다 부정적이고 많이 웃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바뀌어 밝고 착하다, 긍정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내가 봐도 나에게 웃음이 많아진 걸 느낍니다. 내가 상처를 받아 보았고 많이 아파봤기 때문에 다른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은 자주 아프지만 이젠 그만큼 빨리 회복되고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상처받는 게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처를 받으면 ‘하느님이 이번엔 나에게 무슨 가르침을 주시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내가 괴롭고 힘들 때는 좋은 인연들이 곁에서 나를 많이 위로해 주었고 아마 그건 내가 평소에 남을 많이 도와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이젠 나에게는 절대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혼자 이런 생각들을 하며 웃다 보면 정말 내가 이길 수 없는 상처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그 많은 아픈 이들이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 두 개를 뽑아 옮겨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단 한 번의 인생을 선물 받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삶을 빛으로 물들이는 것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행의 서사를 희망으로 다시 쓰는 용기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어떤 빛으로 물들일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바람을 불어댑니다. 그 바람은 봄바람일 때도 있지만 가끔은 칼바람이 되어 마치 쓰러지기를 바라는 듯 불어옵니다. 그렇지만 그 바람에 쓰러질지 말지 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온당한 믿음을 갖는 것, 세상을 떠도는 우울한 이야기들에 쉽게 마음 아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불행의 서사를 희망의 서사로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긍정과 부정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깊은 부정을 느끼는 사람은 깊은 긍정 역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말하듯 누구든 잠시 길을 잃을 때가 있지만 또 그 누구든 마음을 기울이면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스스로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멈추지 말자는 것입니다. 작가는 이 장에서 희망을 주제로 하며 빨강머리 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앤이 가진 미덕은 긍정의 감정능력 혹은 자기방어 능력입니다. 자기 자신을 고통에 무방비하게 버려두면 안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지치려하는 마음을 긍정으로 달래고 희망으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이 책에 나왔으면 좋았을 만한 또 다른 이야기인 루이제 린저의 소설 ‘생의 한가운데’에서 여주인공 니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신 나간 소리 같겠지만 사실이야. 고통의 한복판에는 그 고통이 아무리 극심해도 와서 닿지 않는 무풍지대가 있어. 그리고 그곳엔 일종의 기쁨이, 아니 승리로 가득 찬 긍정이 도사리고 있지‘ 아픈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고통의 무풍지대를 마음 한켠에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상처를 치유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아픈 이들에게 필요한 건 사실 그 무엇보다도 다른 이의 따스한 사랑이라는걸. 나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웃의 울음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의 아픔이 나을 수 있게 돕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처는 회복만으로 끝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상처를 이기는 것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우리는 상처와의 싸움 속에서 가르침을 끌어내고 다른 마음 아파하는 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들의 눈물은 헛된 게 아닙니다. 조그마한 웅덩이 속에도 하늘이 있듯이, 우리들의 눈물방울은 모이고 모여 이윽고 따스하고 넓은 푸른 하늘을 비춥니다. (제1회 세종도서 독서감상문 대회 청소년부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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