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알파고는 알게 됐다. 이세돌은 몰라도 알파고는 아는 셈이다.

구글은 알파고를 3800억원에 인수했지만 그 가치는 상승을 초월할 만큼 커졌다. 이 또한 인간이 만들었고 그 가치 또한 인간이 높여 놓았다. 기계가 진화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그 판을 진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주체라는 말이다.

하지만 대국은 기계에게 진 사람으로 보여지고 있다. 알파고의 강점은 감정의 배제다. 오로지 인간이 실수한 과거의 데이터를 재해석해 감정을 배제하고 실수 없이 판을 이끌어 간 것이다. 알파고는 과거 실수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이기는 시나리오를 제한된 시간에 표출하는 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제3국에서 하변 115번째 둔 돌은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한 수 였는데 알파고는 먹히지 않았다. 철저히 계산된 수가 아니면 응하지 않았다. 감정을 배제한 실수가 없는 바둑을 둔 것이다. 감정은 신이 인간에게 선사한 최대의 선물이다. 하지만 때로는 감정의 기복은 실수로 이어지고 실패로 연결되는 원인이 되기도한다.

문정만 동부화재 위험관리연구소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엿볼수 있는 것은 기계가 인간을 이긴게 아니라 인간이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는 감정없는 인간의 피조물이라는 것이다.

현장의 위험관리 컨설턴트로 몇가지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 하나는 산업현장의 사고가 작업자의 실수일때가 많은데, 문득 알파고가 산업현장의 작업자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실마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 무엇보다 뜻깊은 것은 구글의 알파고 거래에는 인본주의(人本主義)가 자리잡고 있었다. 알파고 개발자가 구글에게 인수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전쟁의 도구로 알파고를 사용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알파고도 인간의 안전을 위해 태어났고, 인간의 행복을 위해 사용되어져야 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기계 또한 인류의 안전을 위해서만 존재 가능하다. 사랑보다 중요한게 안전(安全)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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