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압선 위험 그대로 노출 … 관리 '엉망'
26일 충북 청주지역의 한 자전거 도로 정비공사 현장. '안전불감증'에 걸린 백화점 같았다.
우선 공사 시작점에 유일하게 걸린 안내표지판이 나무 뒤로 걸쳐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자전거 도로 214m.
하지만 직접 확인한 공사구간부터 달랐다. 두배가 넘는 500m 정도였다. 구간을 나눈 것이라면 공사 현황 표지판이나 안내가 뒤따라야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특고압케이블을 매설한 뒤 시멘트 작업후 방치된 것도 눈에 띄었다. 특고압케이블이 흐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바리케이트나 안전표지판 하나 없이 방치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공사현장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는 공사현황판. 역시 특고압케이블이 노출돼 있었다. 시멘트 작업 후 그 어디에도 공사를 알리고, 안전을 환기할 팻말이나 플래카드는 걸려있지 않았다. 공사주변을 알리는 임시 바리게이트와 위험 안내띠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바닥에 묻혀 무용지물이 됐다.
벤치에는 위험을 알리는 바리게이트, 전선케이블이 방치돼 있었다. 다른 한쪽은 인도를 완전히 밀어버린 후 임시로 바닥에 길을 덮어 두었으나, 비가 온 뒤 곳곳에 웅덩이가 생겨 보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작업 중 떼어낸 구조물 역시 방치돼 있었다.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은 한켠에 뒤집어져 있다.
현장을 시행·시공·감독하는 기관이나 담당자는 이 상황을 묵인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건지 궁금하다.
수많은 공사현장이 '안전불감증'이 걸리면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일어난다. 이 지역 공사 관계자는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벤치에 쉬어 가시는 어르신, 특고압이 흐르는 케이블 옆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누군가의 부모님이거나 자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