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화물차 한 대가 화재로 인해 새카맣게 불타 있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화물차 한 대가 화재로 인해 새카맣게 불타 있다.

22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다쳤다.

당시 터널 내에 있던 운전자 몇몇은 화재 진화를 시도했고, 일부는 화염이 거세 차를 버리고 탈출하면서 뒤에 진입하던 차량을 수신호 등으로 터널 밖으로 후진시키는 등 시민의식을 발휘해 더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7분쯤 119로 "터널 안에서 화물차에 불이 나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2개 이상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현장으로 출동, 1시간여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사고 당시 600m 길이 터널 안에는 차량 20대가 운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차량 화재가 발생한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구조된 운전자를 한 소방대원이 살피고 있다.
▲ 차량 화재가 발생한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구조된 운전자를 한 소방대원이 살피고 있다.

화재로 인해 이들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23명이 연기를 흡입, 이 가운데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경상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화재 차량은 사료를 싣고 울산에서 포항으로 달리던 8톤 화물차로, 터널 내 포항 방향 3분의 2지점에서 불이 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불이 나자 화재 차량 뒤쪽에 있던 몇몇 운전자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고 했지만, 강한 불꽃으로 인해 진화를 포기하고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몇몇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도망치면서 다른 운전자에게 소리쳐 대피를 유도하거나, 터널로 새로 진입하는 차들을 수신호를 이용해 후진시켜 더 큰 피해를 막았다.

트레일러 운전기사 이모(51)씨는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훅'하고 몰려왔고, 터널 내 전기가 나갔다"면서 "차를 버리고 터널 밖으로 대피하면서 진입하는 차량을 후진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도망치면서 옆을 보니 애를 안은 여성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운전자는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빨리 대피하라고 서로 크게 소리치며 구조 활동을 도왔다"며 "터널 안에 남은 사람은 없는 걸 확인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한 소방관은 "터널 길이가 비교적 짧았고 신고 접수 직후 한국도로공사에 연락, 차량의 추가 진입을 막는 등 적절히 조치해 대형 사고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갑자기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서 불이 났다"는 화재 차량 운전자 A씨(55)씨 말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은 터널 내 모든 차량을 이동 조치하고 연기를 빼내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

이 사고로 울산에서 포항 방면 고속도로가 3시간 가까이 완전히 통제되면서 교통체증을 빚었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로 소방과 경찰 등이 출동해 터널 입구를 통제하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범서제2터널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로 소방과 경찰 등이 출동해 터널 입구를 통제하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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