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도 복원 전(사진 왼쪽)과 후 ⓒ 서울시
▲ 경복궁도 복원 전(사진 왼쪽)과 후 ⓒ 서울시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 소실되기 이전 경복궁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그림이 복원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년에 걸친 복원 처리를 마친 '경복궁도' 족자를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경복궁은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 창건돼 200년간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법궁으로 자리 잡았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에 타 폐허가 됐다.

이후 270년 이상 방치되다가 고종 2년(1865년) 시작된 경복궁 중건과 함께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다. 법궁의 영광을 되찾은 것은 잠시뿐, 일제강점기에 궁내 건물 대부분이 철거당했다.

복원된 그림은 국내외에 알려진 10여점의 경복궁도 중 유일하게 족자 형태 그대로 보존됐다. 경복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임진왜란 이전의 모습을 고증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 배접지로 활용된 과거시험 답안지 ⓒ 서울시
▲ 배접지로 활용된 과거시험 답안지 ⓒ 서울시

근정전·사정전 등 주요 전각의 이름 아래는 그 기능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문소전·충순당같이 지금은 볼 수 없는 조선 전기 궁궐 모습이 담겨 있어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이 2016년 경복궁도를 구매할 당시에는 족자 오른쪽 끝부분이 아예 없었고 얼룩과 접착제 약화에 따른 들뜸 현상도 심했다.

역사박물관은 경복궁도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닥 섬유 종이와 헛개나무를 구하고, 전통 접착제인 소맥전 풀을 활용해 없어진 부분을 복원했다.

보존처리 과정에선 배접지(그림을 보강하기 위해 뒷면에 붙이는 종이)로 사용한 고문서도 5점 발견했다.

이 고문서는 학습용으로 작성한 과거시험 답안지로 추정된다. 유물의 제작 시기가 불분명할 때는 배접지로 사용한 고문서가 시대를 역추적하는 단서가 된다.

박현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장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목재, 금속, 도자기, 석재, 지류, 서화 등 연간 약 250여점의 다양한 문화재를 보존 처리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된 문화재에 대해 보존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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