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PS를 부착한 재두루미. ⓒ 경기도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이자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의 한반도 이동경로가 인공위성 추적장치(GPS)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확인됐다.

재두루미는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월동을 한 뒤 1000여㎞ 떨어진 러시아 연해주 칸카호와 달네레첸스크로 북상했다가 다시 비무장지대로 돌아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내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서울대공원과 재두루미의 이동경로를 파악, 2년간 2회에 걸쳐 비슷한 경로로 한반도와 연해주를 오고가는 것을 파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동경로를 추적한 재두루미는 지난해 3월 남양주에서 탈진상태로 구조됐던 개체다.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후 같은 해 4월 10일 평택 진위천에서 GPS장치와 인식표 역할을 할 KO1가락지를 부착해 방사했다.

평택에서 날갯짓을 시작한 재두루미는 같은 날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 도착, 2주간을 머무른 뒤 4월 24일 그곳을 떠나 북한을 거쳐 다음날인 25일에 러시아 연해주 칸카호수 남부에 도착했다.

6개월 동안 러시아 칸카호와 달네레첸스크에 둥지를 틀었던 재두루미는 지난해 10월 21일 칸카호를 출발, 3일만인 같은달 24일 강원 철원으로 되돌아왔다. DMZ 습지, 민간인통제지역 내 농경지와 4개 저수지, 한탄강 잠자리 등을 광범위하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원에서 겨울을 보낸 재두루미는 지난 3월 16일 다시 북상을 시작해 4일 뒤인 같은 달 20일부터 러시아 번식지인 칸카호에서 7개월을 머물다 지난 10월 24일 또다시 철원 비무장지대로 돌아와 월동중이다.

몸길이는 120㎝인 재두루미는 전 세계에 5000~5500여마리만 남은 국제적 멸종위기조류다.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천연기념물 제20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재두루미는 10월쯤 한반도로 날아와 탁 트인 평원, 논, 강 하구 등에 가족이나 무리를 지어 살며 낙곡, 풀뿌리, 곤충, 어류 등을 잡아먹으며 넓은 습지 중간에 둥지를 튼다.

하지만 습지 감소와 도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임병규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장은 "지속적인 야생조류 이동생태 연구를 통해 베일에 가려진 야생조류 이동경로를 파악해 멸종위기 야생조류 보전의 디딤돌을 마련하고 AI방역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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