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심리연구로 첫 석사학위 박승균 소방관 "심리치료센터 시급"

동료소방관 심리치료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구리소방서 박승균 소방장.

현직 소방관이 동료소방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아 화제다.

동료상담지도사가 상담현장 경험을 토대로 소방공무원의 사망사건 스트레스의 어려움과 대처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승균(47ㆍ경기도 구리소방서 소방장) 소방관은 '소방공무원의 사망사건 외상경험의 어려움과 대처에 대한 질적연구' 를 통해 29일 광운대학교에서 상담심리치료 석사학위 받았다.

2000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그는 2012년부터 화재진압과 동료상담지도사로 동료 소방관을 상담하고 있다.

박승균 소방관은 "소방공무원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하고 처참한 사망사건을 경험한다"면서 "이로 인한 심각한 심리적 외상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들의 심각한 심리적 외상 치료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소방관은 소방관이 살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상담심리치료대학원에 진학해 지난 2월 졸업했다.

그는 연구 논문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사망사건 외상경험은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외상경험과는 달리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경험할 뿐만 아니라 소방활동 현장에서 경험하는 사망사건 외상경험은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공무원은 자살, 상해, 재난, 동료사망과 부상, 가족의 사망 사건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방공무원들은 화재, 구조, 구급 출동현장에서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경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소방관의 사망사건 외상경험은 △고통스러운 사건 기억 매몰 △부정적 감정 매몰 △무감각 등 신체반응 매몰 △끔찍한 사건 회피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소방공무원들은 자신의 생명까지 희생하면서 생명을 구조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지만 심각한 신체 · 정신적인 직업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공무원의 대처전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사명감과 직업만족도 △희생정신 △소명의식 △직업적 보람 △사회적 지지 등의 긍정적 요소들과 직업적 특성으로 인한 △위험성 △업무 스트레스 △직업적 회의 등은 부정적인 요소들이었다.

그는 소방관의 사망사건 외상경험에서의 어려움과 대처전략 결과를 도출했다. 소방공무원들은 외상경험을 극복한 결과 긍정적 대처 전략을 사용해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대처전략을 사용, 음주와 도박 등의 회피행동이 강화되거나 부정적 감정과 사고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소방관의 외상경험 매몰(회피)로부터 회복과정의 경로도 제시했다. 소방공무원들은 매몰(회피)단계에서 지속적 반복적인 외상경험하게 되는 매몰(회피)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외상후 스트레스를 더욱 심하게 받게 된다. 회복단계에서 긍정적인 대처전략을 사용할 경우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반면 부정적인 대처전략을 사용할 경우 정신과 육체적으로 매몰되고 부정적인 사고와 행동이 만성화돼 전문상담사의 개입이 필요하게 된다.

박승균 소방장은 “소방관들은 열약한 상황에 노출돼 있고 지속적인 노출은 소방관들을 심리적으로 힘들게 하고, 결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진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방관들의 심리적 상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소방공무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많지만 체계적인 연구가 미흡한 상황에서 상담현장에 소방공무원의 효율적인 심리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장기적으로 심리적 상처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심리치료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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