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ill life#39_oil on canvas_106x130.2Cm_2017 ⓒ 아트 스페이스 루 제공

아트 스페이스 루(Art Space LOO)는 26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최재혁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사물(事物) : 마음의 사건, 너머의 쓸모>을 개최한다.

홍자경 대표는 "동양 정물화 형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고 있는 최재혁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등장하는 사물과 개인마다 다른 그 이면에 가치를 통해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동양적 사유와 가치의 세계를 화폭에 담았다"고 말했다.

■ 작품평론 (미학 유은순)

최재혁이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의 형식을 차용한 정물화를 선보였다. 2011년부터 정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2014년부터 기명절지도의 형식과 구도를 연구, 이를 유화에 접목해오고 있다. 매체가 유화임에도 불구하고 서구 정물화가 아닌 동양 정물화 형식을 도입했다.

그 이유는 서구 정물화가 삶의 무상함을 주제로 하지만 동양 정물화는 부귀ㆍ장수ㆍ자손번영 등과 같은 소망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정물화라는 형식을 통해 세속적인 삶의 가치를 긍정하고자 했다.

▲ Still life#40_oil on canvas_195.3x90.9Cm _2017 ⓒ 아트 스페이스 루 제공

작가는 사물이 가치를 획득하고 전유되는 과정을 '마음의 사건'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정물화에서 각 모티프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지녔던 것도 이같은 '마음의 사건'에서 기인한다.

전시에 선보이는 '스틸 라이프(Still Life)' 시리즈에서 모티프가 되는 사물은 대부분 과거의 정물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차는 과거의 '쓸모'를 비워내기에 충분하다.

등장하는 모티프는 크게 두 가지다.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에 자주 등장했던 정물(수석ㆍ분재ㆍ책ㆍ도자기ㆍ붓ㆍ과일 등) 이다. 작가가 골동품점이나 거리에서 발견한 과거의 공예품과 공산품이다. 

전자는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의 형식을 차용했음을 보여주는 모티프다. 이같은 정물은 당대에 사용가치를 지닌 사물이면서 동시에 특정한 소망의 대상이 됐다. 이는 대부분의 정물이 장인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제작돼 희소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원과 소망의 의미 역시 퇴색될 수 밖에 없다.

후자는 사회의 변화와 발달로 쓸모를 잃어버린 사물이다. 이들은 전자와 달리 당대에 특정한 용도에 따라 소비되면서도 특정한 기원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산업혁명후 제작된 사물은 공장 노동자들의 분업에 의해 대량 생산됐다.

당대의 사람들은 이를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 사물과 거리를 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정물이 그 쓸모를 상실하게 되자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들어설 여지를 남기게 됐다.

작가는 세월의 때와 녹을 벗겨내고 두 모티프를 평면에 소환시킨다. 과거를 '너머' 현재에 위치한 정물은 전형적인 가치와 의미 '너머'에 있는 수많은 마음의 사건을 잉태하고 있다.

▲ Still life#35_oil on canvas_162.2x130.3Cm_2017 ⓒ 아트 스페이스 루 제공

■ 관람 안내 = 최재혁의 '사물'은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110번지 PARK 10 빌딩 아트스페이스 루 (www.artspaceloo.com)에서 만날 수 있다. 월~금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월~금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토ㆍ일ㆍ공휴일과 추석 연휴기간은 휴관한다. 관람 문의는 이메일(info@artspaceloo.com)이나 갤러리(☎ 02-790-3888 )로 하면 된다. Art Space LOO(Leader of originality)는 40평의 두 개로 나뉘어진 전시공간과 건물 옥상 정원, 세미나실을 비롯한 부대시설이 갖추어진 현대식 갤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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