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센터 25개 자치구 농약사용 실태 분석

서울 일부 자치구 가로수에 발암가능 물질이 포함된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가로수에까지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된 농약 살포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1일 서울지역 25개 자치구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지난해 자치구별 농약 사용 실태 분석결과에 보면 강동ㆍ성동ㆍ성북구 등 3개구에서 발암가능 물질이 포함된 농약이 사용됐다.

이들 지역에서 사용된 농약은 미국환경보호청(EPA)이 생쥐 실험에서 갑상선 종양 등의 암을 일으켜 인간에게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한 '티아클로프리드'가 포함돼 있다.

이 농약은 공원과 산책로 소나무, 참나무 등에 액체상태로 살포돼 사람이 이를 직접 접촉할 경우 발암가능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발암가능 물질은 동물실험결과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돼 사람에게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동ㆍ서초ㆍ영등포ㆍ동작구 등 4개구에서는 뷰프로페진과 아세페이트, 트리아디메폰 등 '발암의심물질'이 포함된 농약이 사용됐다. 발암의심 물질은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을 놓고 아직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물질이다.

강동ㆍ서초구에서는 뷰프로페진, 동작구에서는 아세페이트가 포함된 농약이 뿌려졌다. 가족 단위로 많은 나들이객이 찾는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도 뷰프로페진과 트리아디메폰이 함유된 농약이 사용됐다.

'꿀벌 폐사' 주범으로 밝혀져 유럽연합(EU)에서 사용을 금지한 '어드마이어 살충제'도 서울 지역 곳곳에서 사용됐다고 정보공개센터는 밝혔다.

이 단체는 "서울시가 도시 양봉사업을 추진하며 꿀벌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지만, 서울 전역에 꿀벌을 죽이는 '이미다클로프리드'가 함유된 어드마이어가 무차별 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인간에 대한 독성은 낮지만, 수생동물에 장애를 주는 '페니트로티온'이 포함된 농약이 서울 시내 여러 공원에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발암가능물질이 없는 농약이나 친환경 농약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며 "농약의 유무해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어떤 농약이 사용됐는지와 어떤 농약이 더 안전한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도 "농약에도 1일 섭취량이 있는 만큼 기준에 따라 안전한 정량을 살포해야 한다"며 "살포 전후 시민들이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공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