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세균 1억마리, 위생상태 최악"

▲ 아파트 장터에서 팔리던 콩국과 식혜의 위생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제공

여름철 즐겨 찾는 콩국과 식혜를 비위생적으로 만들어 아파트 장터 등에 유통한 제조업체가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민사경)은 콩국을 만드는 A사와 식혜 제조업체인 B사 업주 2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A업체는 쥐 사체가 널브러져 있고, 파리와 모기 등이 서식하는 불결한 환경에서 콩국을 제조했다. 이 업체의 벽은 거미줄과 곰팡이가 가득했다. 직원들은 맨손으로 병을 콩국 통에 '푹' 담가 병입 작업을 했다.

비위생적인 제조환경 탓에 A업체 콩국에서는 일반 세균이 ㎖당 적게는 2300만CFU(세균 개체 수)에서 많게는 무려 1억6000만CFU까지 검출됐다. A업체는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1ℓ들이 콩국 4만8900병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콩국이 속하는 두(豆)류 가공품은 별다른 세균수 기준이 없다. 워낙 콩으로 만드는 식품의 종류가 다양해 일괄적인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콩국과 비슷한 두유류의 세균수 기준이 ㎖당 4만 CFU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A 업체의 콩국의 위험성을 짐작할 수 있다고 민사경은 설명했다.

민사경은 "A업체는 유통기한이나 영양성분 등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붙이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소비자가 생각해 콩국을 사지 않을까 봐 제품에 별다른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업체는 중국산이나 미국산 콩으로 콩국을 만든 뒤 수도권 인근 아파트 장터 판매업자에게 공급했다. A업체의 콩국은 일부 아파트 장터에서는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것처럼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B업체 역시 식혜 제조 시설에서 동물 배설물이 발견됐다. 이곳의 직원은 위생 장갑이나 위생복을 입지 않고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해 병입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업체의 식혜 제품에서는 기준치의 140∼1900배에 이르는 일반 세균이 검출됐다. B업체는 200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식혜 24만8000여병을 팔아 치웠다.

민사경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고온다습한 여름에 상하기 쉬운 콩국과 식혜를 위생 감시가 허술한 오전 3∼8시 전통시장 도로변에서 냉장 시설도 갖추지 않고 대량으로 유통했다"며 "식중독이 우려돼 재빨리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다.

민사경은 이들 업체의 제품을 아파트 장터 등에 판매한 중간 유통업자 40여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아파트 장터 등에서 팔리는 무표시 제품은 유통기한이나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가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제품을 살 때 표시 기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입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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