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시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전후로 발생한 경찰의 야만적인 폭력에 희생된 이들에게 거액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치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원고 17명에게 1천330만 달러(약 158억1천370만 원)를 배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5년 뉴올리언스 일대를 수중도시로 만든 카트리나로 1천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대재앙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뉴올리언스 경찰이 무자비하게 공권력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법무부는 당시 자행된 미국 경찰의 비위가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의 기폭제 노릇을 한 로드니 킹 구타 사건 이후 최악이라고 보고 관련 경찰들을 법의 심판대로 넘겼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과속 혐의로 체포한 킹을 무차별로 구타했으나 모두 무죄 평결을 받아 흑인의 분노를 자극했다.

카트리나 재해 후 엿새 만에 터진 댄지거 다리 총격 사건이 뉴올리언스 경찰의 대표적인 만행이다.

홍수 피해 와중에 다리 위에서 총격 사건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관 5명이 중화기를 앞세워 비무장 흑인 6명에게 총을 쐈다.

이 사건으로 정신지체 증세를 보인 로널드 매디슨(당시 40)과 제임스 브리셋(17)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이들은 홍수를 피해 이동 중이었으나 경관들은 흑인들이 총격 현장으로 가는 줄 알고 오해해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은 발포의 정당성을 강조하고자 허위보고, 목격자 허위 진술 등을 조작한 것으로 훗날 조사에서 드러났다.

카트리나 직후 쇼핑몰 근처에서 영문도 모른 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헨리 글로버(31)도 폭력의 희생양이다.

경찰은 글로버의 차에 그의 시신을 실은 뒤 불에 태운 엽기행각마저 벌였다.

뉴올리언스 경찰은 또 카트리나 홍수 한 달 전인 2005년 7월에는 수리공 레이먼드 로베어(48)를 마구잡이로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뉴올리언스 경찰국에 속한 전·현직 경관 20명이 살인과 폭력 등 잔인한 비위에 연쇄 연루된 부패상이 드러나자 미국 전역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댄지거 다리 총격을 일으킨 5명의 경관은 각각 징역 3∼12년형을 선고받았다. 글로버의 시신을 태운 잔학한 경찰 그레고리 맥레이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로베어를 구타해 죽인 멜빈 윌리엄스 역시 징역 21년형을 언도받았다.

로베어의 딸인 라숀다 엔클레이드는 기자회견에서 "용서라는 말은 너무너무 힘든 말"이라면서 시(市)를 용서했으나 자신의 아버지를 숨지게 한 경찰을 용서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은 경찰 폭력 희생자와 그 유족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건네면서 "희생자 가족의 강인함이 우리 도시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 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카트리나참사 10주기서 묵념하는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
허리케인 카트리나 시기 경찰범죄 사죄한 랜드류 시장의 소식 전한 놀라닷컴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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