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가 남녀 젠더간 갈등을 그림 으로 표현한 것이다. 왼쪽에는 군인들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오른쪽에는 까페와 강의실을 묘사한 곳에서 젊은 여성들이 즐기고있다. ⓒ 커뮤니티 캡처
▲ AI 가 남녀 젠더간 갈등을 그림 으로 표현한 것이다. 왼쪽에는 군인들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오른쪽에는 까페와 강의실을 묘사한 곳에서 젊은 여성들이 즐기고있다. ⓒ 커뮤니티 캡처

한때 20대 청년층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이런 기저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20대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진보를 지지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기야 '페미니즘'과 '한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비하하고 대립각으로 돌아섰다. 여기서 '한남'은 한국남자를 비하한 말이다.

우리나라의 젠더갈등은 아래표를 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독일과 미국은 벌써부터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 크게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비하면 배부른 걱정이다. 이처럼 극명하게 구분되는 경우는 세계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 2015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10~28세 사이의 정치적 이념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 파이낸셜 타임즈
▲ 2015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10~28세 사이의 정치적 이념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 파이낸셜 타임즈

어쩌다가 우리나라에 젠더갈등이 이렇게 급격하게 일어나게 됐을까. 그래프상으로는 2015년 이후 급격히 변했지만 사실상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사회적 변화에 그 원인이 있다.

첫째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폭넓게 진행된 것이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긴 분야에도 여성들은 거침없이 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지배구조의 중심역할을 했던 남성들의 영역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의 주도적인 세력으로 거듭났다. 이젠 벽처럼 막혔던 세상이 진보적이고 변화 적인 대상으로 다가왔다.

둘째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와 활동이 넓어질수록 남성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직도 유교적인 색채가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남성들은 가족의 부양자 위치를 담당하게 된다. 적어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여성들의 전방위적 사회진출은 아무래도 그들에게는 부담이다. 이는 애꿎은 페미니즘을 탓하게 하고 점점 보수화 되는 경향으로 빠지게 된다.

셋째 여성들의 교육 기회가 남성들을 맹렬이 추격하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 미국의 예를 보면 70년대만 해도 여성은 남성을 100으로 볼 때 80%만 대학교육을 받았다. 석박사는 불과 5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9년에 이르러 상황은 달라진다. 학부는 여성이 140%, 석박사는 150%가 되었다. 이처럼 배움은 여성들을 사회의 주체로 나아가게 한다. 반면 남성들은 뒷자리로 밀리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는 여성들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넷째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소셜미디어의 활성화도 큰 몫을 한다. 그들 만의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SNS는 편협한 사고의 울타리 역할을 한다. 일방적인 주장과 또 그에 대한 일방적인 옹호가 그들 만의 사상을 정립시킨다. 특히 이는 파급력이 커서 쉽게 일반화된다. 일례로 커뮤니티 중 매우 활성화된 곳은 중고장터 빼고는 극단적 이념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정치적 왜곡과 함께 결혼과 출산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관점이 다름을 각인한 젊은 청춘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겠는가. 이는 앞으로의 출산율에도 틀림없이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젊은 세대의 젠더간 갈등을 해소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오히려 이용하고자 한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미래는 그들이 만들어 간다. 출산도 그들이 하고 대한민국의 존속 여부도 그들에게 달려있다. 그런데 정부는 당장 효과도 없는 온갖 출산 복지만 내세운다. 젊은이들의 갈등을 없애고 그들을 화합하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말이다.

오는 4월이면 또다시 총선이다. 젊은 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캐스팅보드지만 정작 정치인은 큰 관심이 없다. 어차피 그들은 투표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 남녀들이 서로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함께 투표하길 바란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 플라톤의 말이다. 젊은 청춘들의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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