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프타임즈가 창간 8주년을 맞아 매월 4일 대국민 안전캠페인 Safe4Day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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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은 누구에게나 추억이 서린 곳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편리하고 화려한 공간은 아니지만, 값싸고 좋은 물건과 입맛을 돋우는 먹거리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감성이 존재하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구조적으로 화재나 사고, 특히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고 가능성이 상존하는 공간이다.

▲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종합시장에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종합시장에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는 전통시장을 재난원인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화재 예방·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22일 오후 10시 52분 충남 서천군 수산물특화시장(서천특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 227여곳이 전소했다.

당시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에 나선 지 9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했지만 남은 것은 잿더미뿐이었다.

서천특화시장의 화재 원인은 역시 오래된 전기 시설이었다.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골목 상가들. 지붕 위쪽으로 마구 얽혀있는 전선과 낡은 줄 등이 보인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골목 상가들. 지붕 위쪽으로 마구 얽혀있는 전선과 낡은 줄 등이 보인다. ⓒ 김주헌 기자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0조·20조 2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시설의 비 가리개와 안전시설물을 설치·개량·보수하는 사업을 지원·보조하는 경우 상가에서는 난연등급 이상의 성능을 갖춘 시설자재를 사용하는 등 화재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시장의 화재예방·안전을 위해 전기·가스·화재 등에 관한 안전시설물, 비 가리개 등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의 한 빈 점포에 쓰레기와 비닐, 종이 상자 등이 잔뜩 쌓여있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의 한 빈 점포에 쓰레기와 비닐, 종이 상자 등이 잔뜩 쌓여있다. ⓒ 김주헌 기자

세이프타임즈는 서천 화재 사고를 계기로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은 실제로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에 나섰다.

탐사지역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인근의 '경동시장'과 '청량리시장'. 서울 시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시장 가운데 한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메인 통로 쪽은 신식 상가·점포 덕분인지 깔끔한 모습이지만 상가 뒷편과 골목 사이의 좁은 공간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언제부터 쓰였던 것인지 알 수 없는 전선들과 밧줄, 생활 쓰레기, 나무 상자 등이 골목 구석과 지붕 위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경동시장·청량리시장의 전기 시설은 어떨까. 오래된 전기 시설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만일 서천시장처럼 낡은 전기시설이 그대로 있고, 점검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대형 화재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점포 지붕위에 낡은 전선들이 얽혀진 채 방치돼있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점포 지붕위에 낡은 전선들이 얽혀진 채 방치돼있다. ⓒ 김주헌 기자

서울시는 서천 화재 사고 직후인 지난달 26일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개별점포의 전기설비를 개선하는 노후전선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전선 정비사업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화재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전통시장 환경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사람들이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사람들이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지자체들이 나서고 있지만, 관청의 노력만으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은 자신의 몫이 분명하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경동시장과 동대문 시장이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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