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 논설위원·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 이현 논설위원·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열풍이 대단하다. 지난 12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벤처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ESG 경영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응답기업 중 37.9%가 고객사 또는 투자사로부터 ESG 경영 실천을 요구 받고 있다고 한다.

벤처기업 35.0%는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고, 39.8%는 준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 대부분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별개로 ESG 경영에 대한 오해 때문에 자원을 낭비하거나 ESG 경영 활동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따라서 기업은 ESG 경영의 본질을 잘 알고 추진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환경보전 활동을 하거나, 취약계층을 지원하거나, 장학사업이나 자선활동을 펼치는 등 회사 운영과 크게 관련이 없는 외부 활동을 통해서 ESG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자랑하는 회사들이 많다.

적지 않은 비용을 써야지만 ESG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많다. ESG 경영을 조직 운영과는 별개의 외부 활동 정도로 생각하는 조직이 흔히 범하는 오류다.

▲ KT는 ESG 벤처 지원 프로그램 '따뜻한기술더하기' 챌린지의 6개월간의 일정을 마치고 참여한 기업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최종성과공유회'를 진행하고 있다. ⓒ KT
▲ KT는 ESG 벤처 지원 프로그램 '따뜻한기술더하기' 챌린지의 6개월간의 일정을 마치고 참여한 기업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최종성과공유회'를 진행하고 있다. ⓒ KT

조직의 의사결정과 행위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최우선적인 ESG 성과다.

따라서 우리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영향의 수준을 측정하고,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영향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 관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성과가 바로 ESG 성과인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임직원 인권 관련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인권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회사 외부의 인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보다 우선한다.

임직원 누구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인권 관련 고충을 신고할 수 있는 신고채널을 정비해 유지하고, 사내 교육과 캠페인을 강화해 인권 존중 조직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인권 분야 ESG 성과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개최한 '공급망 ESG 데이'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CFO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개최한 '공급망 ESG 데이'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CFO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공정한 고용관계를 위해 채용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평가 및 보상제도의 차별적 요소와 불공정 관행 등을 제거하는 것이 노동 분야에서 ESG 성과를 만드는 활동이다. 엄청난 비용을 추가로 투자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어떤 기업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부정적인 영향 관리를 통한 성과가 조직 외부에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활동의 성과보다 일반적으로 더 우선하는 ESG 성과다.

우리 조직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중요한 것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ESG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ESG 경영 활동도 조직 경영의 일부이며, 조직 경영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다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영향 관리라는 ESG 경영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항상 조직 운영과 가치사슬 내 활동이 우선이다.

■ 이현 논설위원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신한대 ESG혁신단장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비상임이사 △ESG혁신네트워크 설립자 겸 검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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